현장에서

[현장에서] 평생의 꿈 / 이주연 기자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8-03-20 수정일 2018-03-20 발행일 2018-03-25 제 308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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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TV에서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룬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것에서부터 낯선 외국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찾거나, 또 친구를 찾아 한국을 처음 찾는 외국인들 이야기까지 다양한 여행 얘기가 시청자들을 떠나고 싶도록 부추긴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문화의 확산과 맞물린 다양한 형태의 여행 추세이기도 하다.

여행은 이처럼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러나 여행이 하나의 ‘도전’인 이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들이다. 경사로와 출입구, 화장실 시설, 휠체어 이동 공간, 숙박·욕조 시설 등 장애인들에 맞게 갖춰진 지역을 찾을 때까지 부딪혀야 할 과정은 그야말로 첩첩난관이다. 국내 여행도 이럴진대, 경제적 문제를 포함한 해외여행은 더욱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다.

최근 진행된 대전교구 장애인사목부의 나가사키 성지순례는 남들처럼 비행기를 타고 싶어도, 해외를 나가고 싶어도 선뜻 나설 수 없는 장애인들에게 해외 순례의 기회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해외 성지에 가보고 싶다’는 평생의 꿈을 이뤄주고 싶은 장애인사목부의 의지가 모든 것을 가능케 했다. 그 마음은 대다수 장애인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해 넉넉지 않은 살림 속에서도 예산을 지원하고 2년에 걸친 꼼꼼한 준비로 이어졌다.

이는 교구 장애인들의 첫 해외 성지순례라는 행사적인 의미에 앞서 그릇된 시선과 질병, 경제적 빈곤 등의 불합리한 인식 속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고통받는 장애인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배려로 비친다. 이러한 시선 속에서 그간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이뤄졌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