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27년 된 ‘고초골공소’ 문화재 등록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3-13 수정일 2018-03-14 발행일 2018-03-18 제 308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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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원삼본당서 신청
문화재청 심의 거쳐 지정
근대 유적물로서 가치 커

수원교구 원삼본당 고초골공소 외관.

수원교구 원삼본당(주임 이철민 신부) 고초골공소가 등록문화재 제708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3월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고초골로 7-6에 위치한 수원교구 고초골공소가 근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등록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문화재 등록은 지난해 원삼본당이 문화재청에 신청, 문화재청에서 12월 14일에 등록예고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 9일 고시해 이뤄졌다.

지은 지 127년이나 됐지만 80㎡ 규모의 고초골공소에는 준공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상량묵서(上梁墨書, 기둥에 마룻대를 올리면서 일시를 먹으로 기록한 글)가 남아 있다. 특히 고초골공소는 근대기 천주교가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그 기능을 담아내기 위해 한옥이 변모해 가는 시대적 상황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과거 용인 지역의 살림집 형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유산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초골 지역은 이미 1866년 「병인치명사적」에서도 신자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교우촌이다. 대부분 박해를 피해 모여 가난했던 신자들은 이주국 장군 소유의 부속건물을 해체하면서 나온 자재를 활용해 공소를 지었다.

고초골 지역 신자들은 1970년대까지도 고초골공소에서 공소예절을 바쳐왔지만, 1980년대부터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본당은 공소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 2003년 공소 인근 초가들을 리모델링해 피정의 집으로 활용하고, 해마다 공소에서 ‘고초골 메주만들기 축제’도 열고 있다.

용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용인 관내에 근대 천주교 확산과 관련된 유적이 곳곳에 있으나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고초골공소가 처음”이라면서 “시는 앞으로 천주교 유적의 보존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고초골공소와 은이성지 등을 연계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