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박해받는 그리스도인을 기억하며 / 최용택 기자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8-03-13 수정일 2018-03-13 발행일 2018-03-18 제 308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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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그리스도교는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종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인 박해는 과거에, 그리스도교 여명기에 있었던 사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시대의 서글픈 현실”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특히 그리스도교가 시작된 중동에서는 전쟁과 박해로 교회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지난주 서울 합정동 절두산순교성지에 전 세계에서 박해와 차별, 가난으로 고통받는 그리스도인을 알리는 특별한 전시장이 생겼다. 절두산순교성지 교육관 지하 1층 식당에 마련된 전시장은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 한국지부’(ACN 한국지부)가 박해받는 교회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박해받고 잊혀지다’를 주제로 오늘날 박해로 순교하는 전 세계 신자들의 참상을 보여주는 전시장이다.

절두산순교성지는 박해받던 한국교회의 참상과 고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대표적 성지다. 신자들은 성지를 찾아 한국 순교자들의 깊은 신앙과 순교 영성을 기도하며 기억한다. 이런 절두산순교성지에 박해로 ‘고통받고 잊혀지는’ 전 세계 그리스도인을 기억하는 전시장이 생긴 것은 주님의 오묘한 섭리다. 박해의 어두운 시대를 극복한 한국교회가 지금도 박해받는 이들을 기억하고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주님의 뜻으로 다가온.

과거 박해받고 가난했던 한국교회는 외국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성장했다. ACN도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에서 교회를 재건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이제는 우리가 되갚아야 할 때다. 물론 이들을 위해 물질적 지원도 필요하다. 우선 잊혀져가는 박해받는 그리스도인을 고통을 기도 중에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