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이주의 성인] / 투리비오 데 모그로베호(Turibio de Mogrovejo) / (1538~1606, 3월 23일)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8-03-13 수정일 2018-03-13 발행일 2018-03-18 제 3086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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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9년 평신도 신분으로 대주교에 임명

투리비오 데 모그로베호 성인은 스페인 오비에도교구의 레온 근처에 있는 빌라케히다의 부유한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깊은 신심을 보였던 그는 살라망카 대학에서 교회법과 시민법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1574년 그라나다의 종교 재판관이 되기 전까지 산 살바도르 데 오비에도 대학에서 공부를 계속하면서 교수로서도 활동했다. 종교 재판관이 되고 5년 뒤인 1579년 3월 16일 그는 평신도의 신분으로 그레고리오 13세 교황에 의해 페루 리마대교구 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그는 그라나다에서 부제품과 사제품을 받고 이어 세비야에서 주교품을 받은 뒤 1580년 9월 페루로 향했다.

그는 교구장 착좌 직후 교회 안팎의 다양한 문제들을 훌륭하게 해결해 나가면서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해 교회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했다. 인디언들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정부 당국과의 분쟁도 마다하지 않았고, 교구 내의 해이해진 규율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1606년 교구 사목방문 중 병을 얻은 그는 가진 재산을 모두 나누어 주고 3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모그로베호 성인은 1726년 베네딕토 13세 교황에 의해 리마의 성녀 로사(8월 23일)와 함께 라틴 아메리카 최초로 성인품에 올랐다. 페루와 라틴 아메리카의 주교들, 원주민 인권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