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61)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 소수자 ⑫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8-03-13 수정일 2018-03-13 발행일 2018-03-18 제 308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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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갖고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2014년 열린 주교시노드에서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논의
최종 보고서에는 제외됐지만 새로운 길 모색 가능성 연 것

2014년 10월 5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 개막미사. 이 시노드에서 동성애 등 성소수자에 대해 공식 논의했다. CNS 자료사진

“지난주에 ‘세계 주교대의원회의’ 약칭 ‘시노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죠? 201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노드가 열렸습니다. 이 ‘시노드’는 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013년에 착좌하시고 처음 열린 ‘시노드’였습니다. 진보 인사들은 많은 기대를 가졌고, 보수 인사들은 심히 우려하던 ‘시노드’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도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것이었습니다. 교황님의 지지와 함께 진보 신학자들은 동성애, 이혼 등을 포용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려고 했지만 보수적인 주교님들에 의해 무산되었습니다. 보고서 제출은 무산되었지만 교황님의 말씀들은 매우 의미심장하였습니다. “신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래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가슴을 열게 해준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용기를 갖고 많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란 많은 의미를 가지겠지만, 이날 말씀은 “우리는 지체하지 말고 항상 새롭게 하라는, 교회를 인도하는 성령의 힘을 느끼고 있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많은 사람의 상처를 보살피면서 새로운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날 ‘교황 바오로 6세’께서 시복되셨는데, 이 분은 잘 알다시피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신 분입니다. 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톨릭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어 현대 교회로 도약하도록 만든 위대한 사건입니다. ‘시노드’ 중에 바오로 6세 교황님의 시복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큰 상징성을 지닙니다. 2차 바티칸공의회에 버금가는, 새로운 세기에 주어진 문제들에 대하여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이런 분위기와 정신에 대해, 미국의 가톨릭 전문지인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는 ‘‘주교 시노드 최종 보고서에서 동성애자 문제 등이 제외됐지만, 교회에서 이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된 것 자체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리며 그가 바랐던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입에 올리기조차 힘들었던 문제들, 성소수자, 낙태, 이혼, 피임 등에 대하여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들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지혜를 구하며 기도하고 토론한다면 더 나은 삶에 대한 통찰이 생길 것이고, 소외된 이들 상처 입은 이들이 하느님 은총과 사랑을 더 많이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신부님, 말씀하시고자 하는 큰 뜻은 알겠는데…. 요즘 너무 말이 길어지고 사변적으로 변합니다.”

“하하 베드로씨 저도 빠져 나갈 구멍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선지자나 순교자가 아닙니다. 그냥 어리석은 신부입니다. 하하”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