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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시기, 무엇을 먹고 마실까] (4) 튀김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8-03-13 수정일 2018-03-13 발행일 2018-03-18 제 3086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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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서 유래된 요리
생선 튀겨 먹으며 금육지켜
선교사들 일본에 전파해

겨울이 지나갔지만 여전히 쌀쌀한 날씨에 입맛을 당기는 음식이 생각나곤 한다. 사순 시기 금요일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을까 싶지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가 있다. 튀김이 그 주인공이다. 튀김은 길거리 포장마차에서도 간단히 사먹을 수 있을 정도로 한국 사람에게 대중적인 음식이다.

‘덴푸라’(天ぷら)라는 일본식 이름으로도 자주 불려 일본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튀김은 포르투갈에서 유래된 요리다.

포르투갈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엔 ‘사계’(四季, Ember Days)라는 전례 시기를 지켜왔다.

‘사계’는 봄·여름·가을·겨울 네 계절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농작물에 대한 강복을 청하고, 성직자들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기 위해 제정했다. ‘사계’에 맞이하는 첫 번째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은 사계의 재일(齋日)이라고 해 단신과 금육을 했다. 특히 포르투갈 사람들은 이 날에는 육류 대신 생선을 기름에 튀겨 먹었다.

16세기 일본은 서양과 교류를 시작하며 나가사키 항구를 열었는데, 이 때 예수회 소속 포르투갈 선교사들이 일본에서 활동했다. 이곳에서도 선교사들은 금육을 지키기 위해 생선을 튀긴 음식을 먹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기름에 튀긴 음식 자체가 드물어 선교사들이 만든 음식은 큰 관심을 모았다. 이후 ‘덴푸라’는 일본 상류층의 입맛을 사로잡아 고급 음식으로 여겨지다 점차 대중적인 음식으로 퍼져나갔다.

튀김 요리는 쉽게 사서 먹을 수 있지만 직접 조리해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생선, 새우, 채소 등 원하는 재료는 무엇이든 먹기 좋게 잘라 밀가루와 달걀, 물을 섞어 만든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기면 된다. 입맛에 따라 간장, 고추, 레몬 등을 섞은 소스를 곁들여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