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예수살이공동체 창립 20주년 감사미사… 이웃과 함께하는 삶 다짐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n이소영
입력일 2018-03-06 수정일 2018-03-07 발행일 2018-03-11 제 308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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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쁨·투신’으로 지상에서 천국처럼 살자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맞서 소박한 공동체적 삶 추구
21기 민들레 서원식도 진행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와 예수살이공동체 길벗 사제단이 3월 1일 서울 서강대길 예수회센터에서 예수살이공동체 창립 20주년 감사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있다.

‘소유로부터의 자유, 가난한 이와 함께하는 기쁨,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투신.’

세상을 향해 형제애 회복을 위한 묵직한 울림을 던져준 ‘예수살이공동체’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예수살이공동체(대표 이정훈 신부, 이하 예수살이)는 3월 1일 오후 서울 서강대길 예수회센터에서 창립 2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공동체 정신에 대한 다짐을 새롭게 했다.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와 길벗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회원 등 250여 명이 함께해 예수살이 여정에 힘을 보탰다.

유 주교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자유·기쁨·투신’의 예수살이가 더욱 소중하고 절실한 때”라며 “‘지상에서 천국처럼’ 살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탐욕을 부리기보다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사 중에 진행된 21기 민들레 서원식에서 서원자들이 안수를 받고 있다.

미사 중에는 ‘21기 민들레 서원식’도 진행됐다. 민들레 서원은 예수살이 기초교육을 수료한 이들이 “예수살이 영성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나가는 ‘민들레(정회원)’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서약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주희(가타리나), 마리아 사라 할리페(Maria Sara Jaliffe·마리아 사라), 허광진(토마스), 류경주(실비아)씨 등 4명의 민들레가 탄생했다.

멕시코 출신인 할리페씨는 “지난 12년간 예수살이에서 생활하면서 함께할 때 어려움을 더 잘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며 “예수살이 정신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민들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예수살이 창립자 박기호 신부(‘산위의 마을’ 대표)는 미사 전 ‘예수살이, 인간의 복원 운동’을 주제로 강의에 나서 예수살이 정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 신부는 “예수살이 운동은 인간을 복원하는 운동”이라며 “현재 우리 시대의 삶은 인간이 파괴되고 하느님께서 주신 창조성마저 파괴됐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강한 힘을 가진 ‘소비문화’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질문하고 성찰한다면 예수살이 삶의 목적을 확연히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살이는 1998년 3월 1일 서울 역삼동성당에서 첫 걸음을 뗐다. 소비지상주의·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예수의 뜻에 따라 사는 청년들을 양성하는 배동교육이 모태가 됐다. 이들은 ‘지상에서 천국처럼’ 살기 위해 ‘소유로부터의 자유, 가난한 이와 함께하는 기쁨,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투신’의 정신을 추구한다.

2003년부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제자교육을 마련해오고 있다. 이후 많은 신자들이 배동·제자교육을 받고 예수살이에 동참했다. 2018년 3월 1일 현재 교육을 이수한 더부네는 총 2221명, 이 가운데 민들레는 87명이다. 길벗(성직·수도자) 22명도 함께하고 있다.

2004년 3월 충북 단양 보발리에 대안 공동체 마을인 ‘산위의 마을’을 세웠다. 청년들이 예수살이를 함께할 수 있도록 도심에 ‘밀알공동체’도 이뤄 함께 살고 있다. 매달 5000원씩 계를 붓는 ‘오천원계’로 빈곤국 어린이들의 학비도 지원하고 있다.

TV·신용카드 사용 줄이기 등 과잉소비를 자제하고 예수살이에 집중하는 ‘오프(OFF) 운동’, 매주 봉헌하는 ‘금요미사’, 예수살이에 대해 논하는 ‘공동체의 날’ 행사도 이어오고 있다. 예수살이 정신을 지속·심화시키기 위한 ‘두레모임’도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수살이는 올해 스무 돌을 맞아 ‘20주년 심포지엄’을 열고, ‘산위의 마을’에 ‘공동체 자료관’을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펼칠 예정이다.

예수살이공동체 사무국 담당 길벗 최재영 신부는 “신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자유·기쁨·투신을 대부분 이상으로만 여기고 있다”며 “예수살이공동체는 생각에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릇된 세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대항하는 사고가 예수살이를 통해 교회 내에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n이소영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