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60)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 소수자 ⑪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8-03-06 수정일 2018-03-13 발행일 2018-03-11 제 3085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성소수자도 교회의 사목 대상
신약성경도 동성애 단죄하지만 과거에는 허용됐던 노예제도가
오늘날엔 인정되지 않는 것처럼 성소수자 바라보는 인식도 변화
교회는 차별·박해 분명히 금지

“완연한 봄입니다. 그렇죠?!”

“신부니임~ 또 꾀부리지 마시고. 지난주 신약성경 말씀에 이어서 계속해 주십시오!”

“네. 성실한 나라의 베드로씨. 구약성경과 마찬가지로 신약성경에서도 동성애에 대하여 단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신학자들은 동성애에 대한 성경 구절이 잘못 번역되었거나 현대와 달리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당시 시대상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또 후대 번역자들이나 필사자의 주관적인 편견이 작용되었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이런 주장은 물론 가톨릭 교리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냥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 중 6장의 ‘종들에 관한 지침’(이전에는 ‘노예’라고 했습니다.)을 보면 ‘종살이의 멍에를 메고 있는 이들은 누구나 자기 주인을 크게 존경해야 할 사람으로 여겨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이름과 우리의 가르침이 모욕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자를 주인으로 둔 종들은 그 주인이 형제라고 해서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주인을 더욱 잘 섬겨야 합니다. 자기들의 선행으로 덕을 보는 사람들이 사랑받는 신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대는 이러한 것들을 가르치고 권고하십시오.’(1티모 6,1~2)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 존속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인용했던 구절입니다. 그것이 그들의 믿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전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이야기를 미국이든 어디서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인종차별주의자가 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살던 시대에는 노예제도가 자연스러웠을 것입니다. 그 영향으로 성경도 노예제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권에 대한 의식이 넓어진 이 시대에 노예제도를 인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성적 지향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입장이 절대 불변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제 개인적 답은 보류하겠습니다.”

“신부님 말씀 듣고 보니 참 함부로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시대의 가르침은 분명 동성애가 죄인데,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누가 알겠느냐…. 뭐 그런 말씀이시죠?”

“예,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톨릭교회는 동성애 행위를 죄로 여기며 하느님께 대한 불경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렇지만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이나 박해를 하는 것은 분명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 사랑이 모든 사람에게 전해져야 하고, 그들도 하느님 자녀로서 사목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변화 중 한 가지를 보아야겠습니다. 2014년에 열렸던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입니다. 이 기구는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선정된 주교들이 전체 교회와 관련된 중요문제들을 협의하여 교황을 보필하는 상설 기구입니다. 교황 바오로 6세의 자의교서에 의하여 1965년도에 창설되었습니다. 이 기구는 가톨릭 주교단 전체를 대표하며, 약칭 ‘주교 시노드’ 또는 ‘시노드’라고 합니다. 이에 관하여 다음에 이야기하겠습니다.”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