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손 내미는 사랑」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3-06 수정일 2018-03-06 발행일 2018-03-11 제 3085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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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민 지음/280쪽/1만5000원/생활성서사
“모든 그리스도인, 사제의 삶으로 부르심 받았다”
‘사제’라고 하면 성직자로서 삶을 살아가는 이들로만 국한해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손 내미는 사랑」은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제의 삶으로 부르심 받았다고 들려준다.

저자 이제민 신부(마산교구 명례 성지 성역화 추진 담당)는 이 책을 통해 사제와 함께, 사제이지만 사제인 줄 모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솔직한 고백을 털어놓는다.

이 신부는 ‘모든 이가 사제의 삶으로 부르심 받았다’를 주제로 펴내는 말에서 “이 책의 내용은 제가 사제들에게만 드리고 싶었던 말이 아니라 평소 우리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어 “사제는 다른 이를 위하여 자기를 희생 제물로 내놓은 사람이며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이를 사제의 삶으로 부르셨다”면서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을 사제직의 삶으로 안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 내미는 사랑」에는 저자가 사제로 살면서 체험했던 일들과 감정, 깨달음을 생생하게 담았다.

사제품을 받고 가장 처음 했던 일이 ‘화내는 일’이었다며 스스로를 회고하기도 하고, 본당사목 당시 판공성사 기한을 넘겨 찾아온 신자를 거절했던 일 등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성사 받기를 거절당한 신자가 놓고 간 ‘생굴’을 보면서 느꼈던 것들 역시 고스란히 실렸다.

그는 그때를 회상하며 “본당에 미사 올 때 교무금 대신 쌀이며 고구마며 자신이 일하여 거두어들인 것들을 싸 들고 왔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고 서술했다. 이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정의보다 옳은 사람과 그른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품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그는 올해가 ‘평신도 희년’인 만큼, 평신도들에 대해 “서품을 받은 사제든, 서품 받지 않은 신자든 모두가 선택된 하느님의 백성”이라며 “하느님 백성 모두가 선택된 존재라는 것은 바오로와 베드로 서간에서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책은 ‘사제의 언어’,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 ‘행복은 내 손이 닿는 곳에’, ‘부르심을 받은 사람’, ‘신부는 사목자’, ‘우리 모두가 사제’ 등으로 구성됐다.

그의 고백록 같은 글을 읽다 보면 저자가 생각하는 ‘사제’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리스도인에 대한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또 내 안에 있는 기쁨을 찾고 필요한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랑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