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반도 평화 돌파구 마련에 지혜 모아야

입력일 2018-03-06 수정일 2018-03-06 발행일 2018-03-11 제 308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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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을 향해 달음질치던 한반도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계기로 열린 대화의 문을 통해 평화의 빛이 찾아들고 있는 것이다.

3월 5~6일에는 대북특별사절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대북특사가 파견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8월 국가정보원장이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한 이후 11년 만이다. 박정희 정권 때이던 1972년 5월 7·4 남북공동성명 등을 조율하기 위해 대북특사가 파견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면 이번이 꼭 10번째다.

특별히 이번 대북특사 파견에 주목하는 것은 과거 역대 정부의 특사단에선 찾아볼 수 없는 모습 때문이다. 대북·대미관계에 정통한 고위급 사절단이 동시에 투입된 것이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과 동시에 북한과 미국 간 대화 조율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불러오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으로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의 길을 찾아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기대 한편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이 더 이상 고조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을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이러한 배경에는 그간 한반도 역사에서 보여 왔던 예단하기 힘든 남북관계의 특수성이 자리하고 있다.

교회는 평화를 하느님 안에 뿌리를 둔 것으로 이해한다. 평화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질서를 추구할 때 날마다 조금씩 이룩되고, 모든 사람이 평화 증진에 대한 책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꽃필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일궈나가야 하는 평화는 진정한 용서와 화해라는 사랑을 통해 정의를 찾아갈 때 주님께서 베푸시는 선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평화의 사도’로서 주님께서 오늘날 우리 시대에 보여주시는 뜻을 올바로 읽어냄으로써 평화의 길을 넓히는데 지혜를 모아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