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10차 회의

정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2-26 수정일 2018-02-26 발행일 2018-03-04 제 3084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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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아시아 복음화… 지금 꼭 필요한 기획 주제”

가톨릭신문은 2월 23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10차 회의를 열고 올해 상반기 기획과 보도방향에 대한 자문위원들의 제언을 들었다. 이번 회의에는 제2기 편집자문위원으로 새로이 위촉된 김민수 신부와 이세라(가타리나) 위원도 처음 참석했다. 새해 들어 재개된 남북 대화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최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참석 위원들은 ‘평화 기획’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노길명 위원장(이하 노 위원장): 새 자문위원이 보강됐다. 새해 기획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평화’, ‘아시아 복음화’, ‘난민 돕기’가 큰 세 가지 축이다. 신년 특집으로 ‘평화’를 5개 면에 걸쳐 다뤘고 이후에도 평화를 다룬 기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성명 기사를 1월 28일자 1면에 낸 것은 한반도 현 상황에 비춰 잘한 선택이다.

아시아 복음화는 한국교회의 큰 책무다. 난민 돕기는 아시아 복음화와도 일부 연결된다.

■ 평화 기획 평가

-김지영 위원(이하 김 위원): 평화 기획이 좋은 기사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현장 중심의 기획이 됐으면 한다. 앉아서 쓰는 기사는 독자들에게 안일하게 보이고 활기가 떨어진다. 금과옥조 같은 기사도 현장성이 없으면 따분하다.

-최혜영 수녀(이하 최 수녀): 평화를 주제로 다룬 것은 시의적절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즈음해 주제를 잘 선택했다. 기자들이 평화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열심히 공부한 느낌을 받았다.

-강신우 위원(이하 강 위원): 평화 기획은 최근 한반도 상황과 잘 연결했다. 평화 개념을 추상적으로 생각했는데 기사가 나름대로 구체적이고 신선하게 나왔다. 평화학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개념도 몰랐을 것인데 평화학 개념을 잘 풀어나갔다.

-전원 신부(이하 전 신부): 한반도가 전쟁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기획 주제를 잘 택했다. 남남 갈등 치유가 안 되는 것은 전쟁의 오랜 기억과 왜곡된 체제로 인해 과거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화 기획에서 이런 부분을 짚어 나갔으면 한다.

-남승한 위원(이하 남 위원): 시대 상황에 맞는 주제를 택했다. 평화라면 마음 속의 평화를 생각한다. 그러나 정의와 함께 가는 평화가 참 평화다. 앞으로 나올 평화 기획에도 기대가 많이 된다.

-김민수 신부(이하 김 신부): 평화학이 기사로 다뤄진 걸 보고 놀랐다. 한반도 평화가 1차적으로 중요하지만 아시아의 평화까지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국가들에는 갈등과 분쟁이 많다. 세미나도 좋고 본당 기초단위에서 평화의 씨를 심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 부분을 기사화 해달라.

-이세라 위원: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했다. 평화가 왜 중요한지를 젊은 세대들에게 알려주는 기사를 다뤄주면 좋겠다. 나를 벗어난 평화를 향한 연대의식을 청소년들에게 알려달라.

■ 아시아 복음화 기획 평가

이번 편집자문위원회의에서는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맡아야 하는 역할과 최근 교황청과 중국교회 사이의 급변하는 정세에 대한 토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김 위원: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지하교회와 천주교애국회 관계도 중요하다. 교황청이 중국의 현실을 받아들인 것 같다. 종교적 신념과 정치 현실 등이 얽혀 있는 문제다. 그래서 심층 분석해서 기사화 해야 한다. 예민한 문제라고 회피해서는 안 된다.

-노 위원장: 중국교회 문제는 정치공학적 요소도 작용하고 있다.

-김 위원: 중국교회 문제는 짧게라도 해설기사가 나가야 한다.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이기수 사장 신부(이하 이 신부): 좋은 지적을 하셨다. 언론이 이슈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가톨릭신문이 못한 부분이 있다. 단순한 외신 보도가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독자들이 느끼게 해야 한다.

-노 위원장: 정치적 분석 기사가 어렵다면 중국교회와 교황청 관계의 역사를 짚어주는 기사를 준비해 달라.

-최 수녀: 아시아 복음화가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딘가는 각 지역 문화 안에서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 중국교회 문제도 중국 정부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배경 설명이 기사로 나와야 한다.

-전 신부: 한국교회는 아시아 복음화에서 교두보적인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아시아 복음화 기획은 좋은 기획이다.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제10차 회의가 2월 23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본지 이영탁 주간 신부, 김민수 신부, 노길명 위원장, 김지영 위원, 최혜영 수녀, 이세라·강신우 위원, 이기수 사장 신부, 전원 신부, 남승한 위원, 장병일 국장. 사진 서상덕 기자

■ 난민 및 사회 현안 기획 평가

기사를 통해 한국교회 사목자들이나 평신도들이 아시아교회에서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참석 위원들은 다문화와 세계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난민과 탈북자 문제를 다룬 기사 필요성도 제기했다.

-노 위원장: 가톨릭신문은 아시아에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의 삶과 어려운 실태를 보도하고 있다. 그들이 한국에서 신앙을 받아들여 고국에 돌아가면 전교를 할 수 있는 자산임을 부각해야 한다.

-전 신부: 그런 면에서 한국인이 이주노동자를 무시하는 문화가 안타깝다.

-김 위원: 이주민들에게 인간적으로 손을 내밀고 다문화 시대와 앞으로 다가올 세계화를 전망해야 한다. 우리는 난민에 문호가 너무 좁고 배타적이다.

-장 국장: 난민문제는 한국카리타스와 공동기획으로 진행한다. 우선은 난민을 돕자는 캠페인을 하려고 한다.

-이 신부: 해외 난민만이 아니라 탈북자 문제도 중요하다.

-강 위원: 신문사가 직접 나서 난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신문사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김 신부: 2월 25자에 실린 의정부교구 난민 사목 기사가 신선했다. 이 기사를 보고 다른 교구도 자극 받을 것이다.

-남 위원: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비율이 너무 낮다. 난민에게 법률지원을 하는 변호사로서 절망적인 상태다.

-노 위원장: 우리 사회에서 ‘미투’ 운동이 번지고 있다. 교회에 세속의 풍조가 유입되는 상황에 대해 가톨릭신문도 고민해야 한다.

-전 신부: 가톨릭교회가 개신교회에 비해 배타성은 적지만 세상과 구분되지 않는 경향은 문제다.

-노 위원장: 가톨릭언론이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등대 역할을 해야 한다.

-전 신부: 활자 키운 면이 지루하고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감이 있다.

-김 신부: 특정 계층만을 위해 신문 활자를 키운 것은 대중매체인 신문 성격에 안 맞는 듯하다. 활자 키운 면을 별지로 내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정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