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불안한 마음이 자꾸 들어요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8-02-26 수정일 2018-02-26 발행일 2018-03-04 제 3084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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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 부정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세요

【질문】불안한 마음이 자꾸 들어요

취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1, 2학년 때에는 마음 편하게 대학생활을 즐겼지만 3학년이 되면서부터 취업 때문에 조바심이 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잠시라도 여유 시간을 갖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조금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지내라고 말하지만 자주 불안감을 느낍니다. 마음이 안정돼야 이런 저런 준비들도 할 수 있을텐데요.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습니다.

【답변】불안한 마음, 부정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세요

심리학자 라자러스(Lazarus)에 의하면 불안은 특정한 위험을 알아 차릴 수는 없지만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일반적인 기대 같은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개인에게 나타나는 불안은 위협이나 신체적 스트레스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가끔 경험하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보통 불안은 두려움에 근거를 두고 생겨나며 개인이 어떤 위험으로부터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정서와 인지 그리고 뇌와의 관계를 연구하던 심리학자 ‘리버만(Liberman)’에 의하면, 부정적 감정이 일어날 때 언어화(verbalization) 할수록 고통스러운 감정들이 점점 완화된다고 합니다. 즉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은 불안이야”, “이건 스트레스야”라고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감정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답니다. 그러면 자신의 감정을 마치 남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뇌의 편도체가 식어버리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명상 같은 것은 감정이 자기 내부에서 생겨나면 감정에 따라 즉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언어화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답니다.

그간 동양의 명상을 서양에서는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래서 명상이 뇌의 변화, 스트레스 감소로 인한 심신치유, 집중력, 관찰력, 분석력, 창조성과 학습 능력을 신장시키고 내면의 평화를 증진시켜 행복감과 자긍심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또한 근심과 걱정 및 육체적 고통을 줄여주고 정신적인 고뇌를 완화시켜 주는데 도움을 준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내부에서 일어난 생각을 바라보는 순간에 그 생각이 사라진다는 특성이 있답니다. 생각은 한 순간에 한 가지씩만 일어나게 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내부에서 일어난 생각을 알아차림이 일어나면 그 순간은 알아차리려는 마음이 일어나 그전에 갖고 있던 마음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톨릭신자로서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는 것도 개인의 내부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감정을 언어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묵주기도, 관상기도 또는 묵상을 통해 내부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순간 생겨난 감정임을 객관적으로 바라봐 주면 좋겠습니다.

마태오 복음은 6장 25절과 26절에서 다음과 같이 일러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이어 34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우리가 느끼는 순수한 맛에도 ‘단맛ㆍ짠맛ㆍ신맛ㆍ쓴맛’이 있습니다. 감정에도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묵상을 통해 내부에서 일어나는 불안도 그저 여러 가지 감정 중의 하나임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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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