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토닥토닥 잠자리 그림책 시리즈’ 낸 김유진 작가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2-26 수정일 2018-02-26 발행일 2018-03-04 제 3084호 15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포근한 자장가처럼 읽어줄게
아이들 편안한 잠자리 이끌어
부모-자녀 정서 교감 큰 도움
알록달록 삽화도 볼거리

김유진 작가

“가톨릭 신자들은 잠자기 전에 기도를 하곤 합니다. 기도는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줍니다. 이 책 역시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주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잠자는 게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잠을 어떻게 자느냐에 따라 하루가 결정될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일수록 잠자리를 낯설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평화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돕는 책이 나왔다. 아동문학가로 동시를 집필해온 김유진(가타리나·서울 대림동본당) 작가가 쓴 ‘토닥토닥 잠자리 그림책 시리즈’다.

시리즈는 「밤 기차를 타고」, 「이불을 덮기 전에」, 「오늘아, 안녕」 등 총 3권으로 구성됐다. 서현(가타리나) 작가의 재기 발랄한 그림도 함께 실려 볼거리를 더했다.

이번 책들은 「뽀뽀의 힘」(124쪽/9000원/창비) 등 동시 작품들을 선보인 김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으로 특유의 섬세함과 따뜻함이 돋보인다.

「이불을 덮기 전에」, 「오늘아, 안녕」, 「밤 기차를 타고」 (왼쪽부터) 김유진 글/서현 그림/각 1만2000원/창비

그는 “동시인으로 활동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림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며 “마침 출판사에서 의뢰를 받게 돼 기쁜 마음으로 임하게 됐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

가톨릭신문 기자로도 활동했던 김 작가는 현재 ‘아동문학’에 뜻을 두고 작품 활동에 집중하며 어린이와 어른을 아우르는 집필을 이어오고 있다.

“아동문학은 어른인 작가가 어린이 독자를 생각해서 글을 쓰는 일”이라며 “이번 그림책도 내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 것들을 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 속에는 내 어린 시절, 그리고 지금의 나에 대한 생각들도 담긴다”며 아동문학이 단순히 아이들의 이야기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불을 덮기 전에」에 수록된 이미지.

이번 그림책 시리즈에서도 김 작가의 이런 유연한 생각들이 돋보인다. 「밤 기차를 타고」는 서정적이고 예술적인 측면이 강조된 책이다. 또 어린이들과 어른들 모두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밤은 까만 커튼을 드리우는 시간, 깜깜한 무대 위에 홀로 서는 시간’과 같이 밤이 올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을 아기자기한 필치로 풀어내 한 편의 시를 읽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 ‘밤’이 부정적인 존재가 아니라 따뜻하고 편안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잠잘 시간에 잠에 들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낸 「이불을 덮기 전에」는 어린이들의 심리를 반영했다. 이를 통해 잠자리에 누운 이들은 주인공을 통해 공감대를 얻고, 부모들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오늘아, 안녕」은 주인공과 ‘토닥이’라는 캐릭터가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김 작가의 작품들은 어린이들의 잠자리를 따뜻하게 책임져줄 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정서적 교감에도 큰 역할을 한다. 그림책을 읽다 보면 어른들 역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서현 작가의 그림은 이야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알록달록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의 삽화는 어린이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김 작가는 서현 작가와의 작업에 대해 “의미 있는 작업이었고, 새로운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계기였다”며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함께 있는 것으로, 글로만 구현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글과 그림이 상호적으로 호응할 수 있도록 고민을 했다”며 “낯설지만 좋은 기회였고 기쁜 마음으로 집필에 임했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부모들이 빨리 잠에 들라고 재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이 책을 읽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아이들이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때, 어른들에게도 ‘평화’가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지치고 바쁜 삶,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쉽게 잠에 들지 못하곤 합니다. 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들 역시 밤을 무서워하지 않고 편안하고 평화롭게 잠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