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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 신문 기고 통해 ‘삶의 마지막 시기’ 근황 전해

입력일 2018-02-20 수정일 2018-02-20 발행일 2018-02-25 제 3083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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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님 집으로 가는 순례 중입니다”
“많은 이들 보여준 관심 감동”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

【바티칸 CNS】 “나는 집으로 가는 순례 중입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신문 기고를 통해 자신의 죽음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90세인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2월 7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실은 기고에서 “많은 독자들이 내가 삶의 마지막 시기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이와 관련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나의 육체적 힘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으며 내적으로 집(Casa)으로 향하는 순례에 있다는 것 뿐”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집을 뜻하는 ‘casa’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적어 단순한 집이 아니라 영적인 고향, 즉 주님의 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때로는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는 나의 여정에 상상하지 못했던 사랑과 친절에 둘러싸여 있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교황은 지난 2월 5일 자신의 편지를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마시모 프랑코 기자에게 전달했다. 프랑코 기자는 교황의 편지를 2월 6일 인터넷판에 올렸고, 7일자 1면에 실었다.

한편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몸이 마비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고 있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2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마비나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보도는 거짓”이라면서 “교황은 곧 91세가 되고, 그가 말한 대로 세월의 무게를 느끼고 있으며 이는 나이를 고려하면 흔히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최근 독일의 한 언론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형인 게오르그 라칭거 몬시뇰의 입을 빌려 교황이 신경질환을 앓아 몸이 서서히 마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지난 2013년 2월 11일 전 세계 추기경들이 모인 자리에서 “주님 앞에서 여러 번 자성한 끝에 나이 때문에 더 이상 교황직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확신이 섰다”며 교황직에서 사임할 뜻을 비쳤다. 이어 그해 2월 28일 결국 사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되기 전까지 카스텔 간돌포의 교황궁에서 머물던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이후 바티칸 내 ‘교회의 어머니’(Mater Ecclesiae) 수도원에서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