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58)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 소수자 ⑨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8-02-20 수정일 2018-03-13 발행일 2018-02-25 제 308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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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 여자와 여장 남자
‘이성복장 도착증’까지 언급될 만큼 구체적 인간 삶 이야기 담긴 성경
인식의 변화 따라 이해도 달라져 단편적 지식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베드로씨, 성경 말씀을 하다 보니 조금 지루하죠?” 백 신부의 질문에 베드로가 의외의 이야기를 한다.

“아닙니다, 신부님. 사실 제가 성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그냥 성경은 좋은 말씀 거룩한 말씀만 적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인간 삶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있어서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래요. 지겹지 않다니 다행입니다. 성경 말씀 중에서 약간 특이한 성소수자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여자가 남자 복장을 해서도 안 되고, 남자가 여자 옷을 입어서도 안 된다. 그런 짓을 하는 자는 누구든지, 주 너희 하느님께서 역겨워하신다.’(신명 22,5)는 말씀이 있는데요. 이렇게 자기 자신과 다른 성의 복장을 즐기는 것을 ‘이성복장 도착증’ ‘트랜스베스티즘’(Transvestism)이라고 합니다. 정신병으로 보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요. 우선 당사자가 질병이라고 받아들일 때만 병으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성적인 동기가 있으며 이것 때문에 정신적,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질병으로 여깁니다. 흔히 성전환과 비슷한 의미로 착각하기 쉬운데요. 성전환자들이 자신의 성을 바꾸고 싶어 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단지 이성의 복장, 말투, 행동을 광적으로 추구, 선호하는 행위를 하면서 일종의 성적흥분이나 쾌락을 느낀다고 합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바바리 맨’과는 엄격히 구분해야 합니다. ‘바바리 맨’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과 달리 슈퍼히어로가 아니고 범죄자입니다(ㅎㅎ). 어쨌든 성경에 이런 말씀이 나오니 재미있지 않습니까? 까마득한 옛날에도 이런 사람들은 있었답니다. 또 성경의 다른 구절이 호기심을 끄는데요. ‘이스라엘의 딸은 신전 창녀가 되어서는 안 되고, 이스라엘의 아들은 신전 남창이 되어서는 안 된다.’(신명 23,18)는 말씀입니다. 즉, 창녀와 남창은 허용하되 이스라엘의 아들, 딸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 집 자식 귀한 줄은 알면서 남의 집(다른 민족) 딸, 아들은 저런 험한 일을 해도 된다는 것이 의아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철저하게 법으로 규제하는 성매매를 버젓이 허용한단 말입니까? 이런 것을 보더라도 인간의 인식이 변하고 넓어져서 진리의 말씀을 제대로 해석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신부님 말씀을 듣고 나니, 성경을 이해하고 해석할 때는 혼자의 얕은 생각으로 단정 짓거나, 한두 마디 들은 말에 얽매여서는 안 되겠습니다. 교회의 권위 있는 가르침을 잘 배우고 묵상하여야겠습니다. 그렇지 않다가는 어설픈 이단에 빠지기 쉬울 것 같습니다.”

“베드로씨가 점점 깊이가 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주 옳은 말씀입니다. 자, 이제 신약성경에 나타나는 성소수자에 대한 말씀을 들어보아야겠습니다.”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