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욱’하는 감정을 통제하기가 어려워요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n
입력일 2018-02-06 수정일 2018-02-06 발행일 2018-02-11 제 3082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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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참기보다 산·바다 찾아 분노 풀어내보길”

【질문】‘욱’하는 감정을 통제하기가 어려워요

50대 직장인입니다. 요즘 우리사회는 분노조절이 안 되는 사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공감합니다. 살아가다보면 안 좋은 일도 생기고 건강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억울한 사정도 있겠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자동반사적으로 조금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욱’하고 치미는 감정을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의료적 치료까지 생각할 정도입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답변】“무조건 참기보다 산·바다 찾아 분노 풀어내보길”

한국에서 ‘You die, me die!’는 오래 전부터 ‘너 죽고, 나 죽자’에 대한 영어식 표현으로 농담 삼아 쓰던 말입니다. 물론 올바른 영어 표현은 아닙니다. 사실 누군가가 악을 쓰며 하는 “너 죽고, 나 죽자”식의 문제 해결 방법은 웃고 넘어갈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려 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너 죽고, 나 죽자’식의 폭력이나 강력 범죄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복운전이나 방화, ‘묻지마 폭행’과 같은 사회적 사건들 때문에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습니다. 통칭 분노조절장애라고 불리는 ‘간헐성폭발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는 공격적 충동이 조절되지 않아 심각한 파괴적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간헐성폭발장애는 흔히들 말하는 ‘다혈질’이나 ‘욱하는 성격’과는 조금 다른 성향을 나타냅니다.

보통 정상적인 분노는 심리적·사회적 압박감이나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공격성 정도가 달라집니다.

그러나 간헐적폭발장애의 경우 아주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심각하게 폭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헐성폭발장애 환자는 분노를 표현하기 전에 어떠한 징후를 보이지 않지만, 다혈질은 그 사람이 곧 화를 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간헐성폭발장애를 가진 분들의 경우에는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이나 여러 대인 관계에서 파괴적 행동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법적인 문제에 연루되기도 합니다.

간헐성폭발장애 정도까지 의심이 되면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분노와 관련해 초기 증상 정도라면, 이제부터라도 좋은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분노는 감정이라서 말로 표현하는 것이지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분노를 행동으로 표출하다보니 기물 파손, 폭행, 보복 운전, 방화, 심지어 살인까지 일어납니다.

한국은 “참을 인(忍) 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감정을 억제하거나 억압을 강조하는 문화이긴 합니다. 그러나 분노는 잘 참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참는 것을 오랫동안 하시다 보면 결국 터져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 참는 사람들도 간헐성폭발장애 고위험군이 됩니다.

‘스타워즈’라는 영화에서 제다이의 스승 요다가 “두려움은 어둠으로 가는 길이다. 두려움은 분노를 만들고, 분노는 미움을 만들고, 미움은 고통을 만든다”라고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즉 두려움은 분노감 이전에 오는 마음의 상처라 볼 수 있습니다.

분노가 표출된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내 자신 안에 있는 두려움 때문인 것입니다. 만약 지금 분노가 올라온다면 마음의 신호등이 내 마음 안에 불편한 무엇인가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내 안에 어떤 두려움이 있는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쳐 살아난 이발사를 생각해보십시오. 산이나 바다를 찾아가서, 여러분의 분노를 실컷 표출해 보시길 바랍니다. 또는 내 감정을 드러내도 비난하지 않고 들어줄 누군가를 찾아서 실컷 하소연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다 했는데도 분노 조절이 안 된다면 그때는 상담 전문가를 만나 보시기를 권합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