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신앙선조들을 따라 / 박원희 기자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8-02-06 수정일 2018-02-06 발행일 2018-02-11 제 308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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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의 땅” 1984년 5월 방한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땅에 입을 맞추며 이같이 말했다.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교회 신앙선조들은 피로서 신앙을 증거하고, 한국교회의 초석을 놓았다. 순교자들 또한 나약한 인간이었기에 모진 고통에 뒤따르는 고뇌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천상행복을 택했다.

성 이윤일 요한을 제2주보로 모신 대구대교구는 성인의 순교기념일(1월 21일)에 다양한 현양행사를 마련해 교구민 모두가 성인을 공경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지난 3일 비산성당에서 공연된 성 이윤일 요한 순교기념극은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전하며 순교신심을 함양하는데 한몫했다. ‘핏방울 여울져 이땅에’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이 날 노래극은 본당 신자들은 물론 초대받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성인의 삶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교회서적을 통해 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던 성인의 발자취가 무대에 펼쳐지니 머릿속에는 그분의 삶이, 가슴에는 그분의 신앙이 물 스미듯 다가왔다.

순교자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본 이라면 각자 처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 숭고한 신앙을 가질 수 있었는지 궁금해한다. 중요한 것은 성인을 공경하고 순교신심을 본받으려는 행위가 관심 있는 몇몇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진 박해에도 신앙을 지키고, 죽음을 택한 신앙선조들의 본보기는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관심 가지고 본받아야 할 요소이다. 특히나 한국교회를 세운 신앙선조들의 후손인 우리들은 더욱이 관심을 두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낸 순교자들을 현양하고 공경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모든 신앙선조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