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회개의 성사적 표징인 사순 시기

입력일 2018-02-06 수정일 2018-02-06 발행일 2018-02-11 제 308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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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 시기가 시작된다. 우리는 이 시기, 더 이상 ‘알렐루야’라고 노래하지 않고 회개의 시간을 갖는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사순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신앙 성숙을 위해 노력한다.

특히 사순 시기는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의 구원을 위해 스스로 고난의 길을 걸어가신 것을 기억하고, 마침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뒤 이루신 부활의 영광을 준비하는 때다. 부활을 준비하는 시기이기에 우리는 사순 시기를 억지로 침울하게 보낼 이유는 없다. 머리에 재를 얹고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지만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게 될 그리스도인들에겐 오히려 기대와 희망의 시기다.

하지만 큰 영광을 얻기 위해 우리는 이 시기를 자기 절제와 희생, 나눔을 실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외적으로는 단식을 실천하고 이로 얻는 열매를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과 나눠야 한다. 그저 마음만 다질 것이 아니라 실제 구체적인 자선, 사랑 실천에 나서야 한다. 자선을 베푸는 것은 하느님의 섭리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식을 그저 형식적인 전통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신앙을 실천하는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이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

내적으로는 소홀했던 기도와 전례 참여에 적극 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평소 평일미사에 자주 참례하지 못했다면 적어도 사순 시기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평일미사에 참례하려는 각오를 다져 보자. 하루에 잠시라도 시간을 정해 주님 수난의 의미를 성찰하는 기회는 각자의 신앙성숙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사순 시기는 말로만, 생각으로만 지내는 사순 시기가 아니라 직접 몸으로 마음으로 실천하는 귀한 시간이 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