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57)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 소수자 ⑧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8-02-06 수정일 2018-02-07 발행일 2018-02-11 제 308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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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뿐 아니라 부정한 관계 전반을 처벌
구약서 남성 동성애 죄값은 죽음 여성의 경우엔 별다른 언급 없어
온전한 인간으로 대접하지 않고 사유물로 여겼던 당시 인식 반영
예수께서 차별과 편견 깨기 시작

동성애에 대한 성경말씀을 계속해서 이어간다.

“레위기 20장 13절에서는 <어떤 남자가 여자와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그 둘은 역겨운 짓을 하였으므로 사형을 받아야 한다. 그들은 자기들의 죗값으로 죽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앞 뒤 구절들을 포함한 전체 말씀을 보면 꼭 동성애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부정한 성행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 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기준으로 보면 너무 심하다고 할 만한 내용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9절에 <누구든지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면, 그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였으니, 그는 자기의 죗값으로 죽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너무 심하죠. 요즘 자식들이라면 사형 당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또 특이한 것은 남성 동성애는 사형에 해당하는 죄인데, 여성 동성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남성 동성애를 지적하면 당연히 여성 동성애도 지적한 것이라고 유추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해석을 하자면, 여자는 사람으로서 온전한 권리나 대접을 받지 못하였기에 언급하지 않았을 수도 있단 겁니다. 이것은 자위행위에 관한 성경 말씀에서도 나타납니다. 자위행위의 어원이 ‘오나니’입니다. 이 ‘오나니’는 유다의 아들 ‘오난’의 이름에서 온 말입니다. 성경말씀을 보면 <유다가 오난에게 말하였다. “네 형수와 한자리에 들어라. 시동생의 책임을 다하여 네 형에게 자손을 일으켜 주어라.” 그러나 오난은 그 자손이 자기 자손이 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형수와 한자리에 들 때마다, 형에게 자손을 만들어 주지 않으려고 그것을 바닥에 쏟아 버리곤 하였다. 그가 이렇게 한 것이 주님께서 보시기에 악하였으므로, 그도 죽게 하셨다.>(창세 38,8-10)고 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형이 자식 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형수와 잠자리를 하여 형의 대를 이어 주어야했습니다. 그런데 동생 오난은 형수의 아이가 자기 아이가 되지 않을 것을 알고 ‘그것을’ 바닥에 쏟아 버립니다. 여기서 ‘오나니’라는 말이 나왔고, 하느님께서는 남자가 고의로 ‘그것을’ 쏟아 버리는 행위를 악하게 여기고 죽여 버리십니다. 여기서 유추하면 여자는 바닥에 쏟아 버릴 ‘그것’이 없기 때문에 여성의 ‘오나니’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것은 여자를 남자인 아버지나 남편의 사유물이나 재산쯤으로 여기고, 아이 낳는 통로정도로 여겼기 때문에 생겨난 인식입니다. 마찬가지로 여성의 동성애도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사람처럼 생긴 재산 쯤이었으니까요. 베드로씨 우리는 편하게 이런 이야기하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과 사회적 편견을 예수님께서 하나둘 깨 나가신 것은 사실 목숨을 거는 일이었죠. 그리고 결국 살해 당하셨고요.”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