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 300일 기념미사 봉헌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2-06 수정일 2018-02-07 발행일 2018-02-11 제 308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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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누비며 핵발전 위험 온몸으로 외쳐
2013년부터 5378㎞ 걸어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이 2월 4일 원주교구 횡성 풍수원성당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이 주관해 온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가 2월 5일로 순례 300일째를 맞았다.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단장 성원기, 이하 탈핵순례단)은 순례 300일째 경기도 양평 단월면사무소에 도착한 뒤 수원교구 양평 용문성당에서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가톨릭농민회 전담) 주례, 배은하 신부(원주교구 횡성 풍수원본당 주임) 공동집전으로 탈핵순례 300일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탈핵순례단은 2013년 6월 6일 탈핵을 향한 대장정에 나서 300일 동안의 순례를 통해 5378㎞를 걸었다. 핵발전소가 위치한 전국의 해안 지역은 물론 안 거쳐 간 지자체가 없을 정도로 전국을 누비며 핵발전의 위험성과 탈핵 필요성을 온 몸으로 호소해 왔다. 최근에는 맹추위에 맞서며 1월 12일 부산 기장 고리핵발전소를 출발해 창원, 대구, 문경, 충주, 원주 등을 돌았고 2월 10일 서울 광화문 도착을 목표로 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탈핵순례단장 성원기(토마스 모어·62·원주교구 삼척 성내동본당) 교수(강원대 전자정보통신공학부)는 순례 300일의 의미에 대해 “탈핵순례를 시작할 때만 해도 ‘뭐 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시선을 받았지만 순례가 이어지자 ‘우리는 어떻게 참여하면 되느냐’는 시민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탈핵순례단의 끈질긴 노력으로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삼척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한 반핵 시장이 당선된 사건은 탈핵순례단이 거둔 최대 성과로 여겨진다. 정부는 결국 삼척에 핵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성 교수는 탈핵순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탈핵 정책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공론화 절차를 통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가 결정된 부분은 탈핵 정책이 후퇴했다고 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탈핵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들이 이뤄낸다는 의식전환”이라며 “탈핵순례단은 희망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변함없이 순례를 이어가자고 분위기를 다독였다”고 밝혔다.

탈핵순례를 주관하는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에는 천주교 등 각 종단 환경운동단체들과 환경 관련 시민단체 8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탈핵순례 300일 기념미사 이후에도 순례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