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재테크, 죄가 되나요?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
입력일 2018-01-30 수정일 2018-01-31 발행일 2018-02-04 제 3081호 1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재산 소유·이윤 추구 할 수 있지만 공동선 잊지 말아야

【질문】재테크, 죄가 되나요?

40대 남성으로 재테크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 재테크가 왠지 좀 죄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 하느님보다 돈을 섬기는 거 아닌가 하고요. 세례 전부터 부동산 경매에 관심을 좀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죄가 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됩니다. 낙찰을 받게 되면 나가시는 분에게 좀 더 후하게 보상을 해드리고 이윤의 일부는 기부를 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제 생각이 과한 죄책감인지 아니면 경매 같은 재테크는 안하는 것이 나은 건지 상담을 부탁드립니다.

【응답】재산 소유·이윤 추구 할 수 있지만 공동선 잊지 말아야

요즘 현대인들의 가장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관심사는 각자 자신의 건강, 그리고 재물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운동을 하고 건강한 먹거리, 자기 건강에 도움이 되는 먹거리를 챙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열심히 자기 재산을 늘리는데 온 정신을 쏟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노력들이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님은 당연합니다. 특별히 지금은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화 문제가 바로 코앞에 와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더 폭넓게 확산돼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나이를 먹어서 아무도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다면, 특히 생계를 이어갈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면 그것은 매우 큰 일일 것입니다.

사실 누구나 재물에 대해서 관심과 욕심을 갖고 있겠지요. 또한 재물이 삶에 불편을 주지 않을 정도로 어느 정도는 충분히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그 어느 정도라는 것이 사람마다 기준과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심리도 당연히 있겠지요. 어느 면에서 인간의 기대와 욕심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누구도 장담 못할 건강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미래의 삶에 대한 우리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물론 적절한 불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합니다. 적당한 수준으로 긴장을 유지한다면 다가올 어려움을 미리 대비하게 되고 이처럼 잘 대비를 하게 되면 갑자기 어려움이 닥칠 경우에도 그 어려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지나친 불안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과도하게 불안을 느끼면 즉 위험이 없거나 사라졌을 때에도 계속해서 불안을 느낀다면 이것은 병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시점에서 심리 치료와 약물 치료가 필요할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사유 재산을 인정하고, 이윤 추구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는 체제입니다. 따라서 현재 교회에서도 노동을 통한 이윤 추구는 인정이 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하지만 자기가 가진 돈을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여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것은 현대사회의 재산 증식의 한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만 형제님이 살아내고자 하시는 그리스도인적 생활방식에서는 좀 더 많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형제님이 부동산 경매에 관심을 가진 것이 교회의 정신에 비추어 보아서 괜찮은지 스스로 한 번 살펴보십시오. 혹시 현재의 생활이나 미래 대비책에서 불안감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또는 경제적 수익이 있다고 보는 외부 정보에 나의 노력을 덧붙여 얻은 결과로 더 많은 재산적 이익이 생기면 어려운 이웃과 공동선의 입장에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신지요.

자신의 능력에 따라 재산을 소유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공동의 선을 위해서 잘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신의 재물은 자신의 것입니다만 혹시 하느님께서 일시적으로 자기에게 관리를 맡기신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공동선이란 입장에서 보자면 집을 내어 주고 나가는 사람은 그런 배려를 받지 못한 쪽에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간다고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이 서로 사랑을 나누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여러분이 내 제자들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요한 13,35)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