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우리 모두 생명 지킴이가 되자 / 최용택 기자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8-01-23 수정일 2018-01-23 발행일 2018-01-28 제 308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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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바이오 프린팅과 바이오 잉크, 오가노이드 유사장기 배양법. 지난 제12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에서는 기자가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과학 용어들이 난무했다. 인체 근육과 유사한 잉크를 배양해 3D 프린터로 인공장기를 만들고,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오가노이드 배양법으로 다양한 유전병 치료제를 만드는 수상자들은 모두 천재처럼 보였다. 이들 과학자들은 각각 생명과학분야 본상과 장려상을 받았다.

과학자들만 상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수상자들 중에는 생명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는 영문학과 교수도 포함됐다. 인문사회과학분야 대상을 받은 이 교수는 문학자로서 타인의 고통과 상처, 애도와 환대의 문제를 연구하며 생명의 가치와 존엄을 알려왔다. 활동분야 장려상을 받은 청주교구 새생명지원센터는 낙태를 거부하고 생명을 선택한 미혼모를 돕고 있다.

소비주의와 물질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는 생명에 대해서도 가치를 따진다. 여성의 자기선택권을 들먹이며 자신의 배 속에서 자라고 있는 생명인 태아를 죽이고, 허울뿐인 부분이 있을지라도 그나마 사회안전망으로 제정돼 있는 낙태죄를 합법화하라는 요구까지 빗발치고 있다. 서울대교구가 2006년 제정한 생명의 신비상은 이러한 시대가 보여주는 증표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라 할 수 있다.

우리도 생명을 제1의 가치로 여기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교회의 노력에 동참해 생명 지킴이가 될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은 하느님이 주신 탈렌트를 묵묵히 생명을 구하는 연구에 사용하고, 학자들은 생명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자. 보통 사람들인 우리는 우선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에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

최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