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54)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 소수자 ⑤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8-01-16 수정일 2018-03-13 발행일 2018-01-21 제 3079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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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나라 따라 달리 여긴 동성애
분위기나 철학적 관점 달랐던
고대에는 동성애 유행하기도
다름과 차이에 대한 이해 필요

“지금까지 성소수자들에 대한 용어를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성소수자를 이해하는 기초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성소수자, 특히 ‘동성애’의 역사와 다른 나라의 모습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할까요?”

백 신부의 말에 베드로가 흥미로운 듯 말한다.

“신부님, 사실 성소수자에 대해서 단순하게 여겼는데 말씀 듣고 보니 간단치만은 않네요? 또 역사나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떤지 자못 궁금합니다.”

“성소수자에 대해 안다는 것은 단순히 한 부류의 성적 취향을 안다는 것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인권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고, 사람의 본성에 관한 고뇌이기도 하고…, 좀 그렇죠? 자 그럼, 역사를 한 번 훑어볼까요? 좀 충격적인 것이, 동성애는 인류가 출현하기도 전에 벌써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 외에 광범위한 동물들이 동성애를 즐기거나 어쩔 수 없이 행한다는 것입니다. 신라시대 화랑이 동성애를 했다는 추측이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고려시대 때 목종이 동성애에 몰두했다거나 공민왕이 말기에 미소년들과 관계를 맺기도 했다는데요. 이것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가 ‘쌍화점’이랍니다. 조선시대가 되면 유교의 영향으로 동성애는 배척당합니다. 서양으로 가보면, 고대에는 동성애가 꽤 유행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애를 권장할 뿐 아니라 동성애자로 만든 부대까지 있었습니다. 연인이 곁에 있다면 더욱 용감해지기 때문이랍니다. 실제로 ‘테베’의 ‘신성부대’는 동성애 부대였는데 싸움을 잘했다고 합니다. 쩝, 뭔가 이상한….”

“신부님, 혹시 남자 간의 우정과 혼동한 것은 아닐까요? 저도 군복무를 했지만 군대라는 곳이 남자들을 끈끈한 전우애로 뭉치게 하는 곳 아닙니까? 혹시 그런 것 아닐까요? 전 도저히 이해하기가…. 참.”

“하하. 베드로 씨,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지금 시대 사회분위기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겠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고대 그리스는 현대 한국 사회와 분위기나 철학적 관점이 많이 다르답니다. 이런 다름과 차이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 있어야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를 계속 볼 수가 있습니다. 나의 관점이나 신념과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기만 한다면 세상에 대한 이해가 좁아지고, 좁아진 이해는 편협한 사람을 만들기 쉽습니다. 보자…. 계속 보면, 유럽 중세시대에는 그리스도교 사상의 영향으로 동성애가 죄악이 됩니다. 악마 숭배자와 동급이 되어서 불로 태워 죽였다는군요. 이것도 좀 심하죠? 이슬람 국가들은 과거에는 대체로 동성애에 대해 관대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요즘은 사형까지도 가능한 죄로 여긴다고 합니다.”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