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밀알 하나] 혹, 나는 자기애가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 박태웅 신부

박태웅 신부 (수원교구 장애인사목위원회 전담)rn
입력일 2018-01-16 수정일 2018-01-16 발행일 2018-01-21 제 3079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면,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은 성장하고 성숙하기도 한다지만 꼭 그런 것만 같지도 않다.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주변사람은 어떻게 되든 말든, 자기가 주인이고 스타인양 혼자서만 말하려 하고 나서는 가운데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고 함께 있는 사람들을 불편하고 기분 나쁘게 만드는 사람. 자기를 항상 기준과 중심으로 삼는 우월감 속에(또는 나이나 직분 등에 기대어),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며, 그 사람이 하는 것(생각과 행동)이 자기의 것과 다르면 큰 문제나 있는 듯이 대하고, 항상 사람을 어른이나 선생님이 유치원생이나 어린이 대하듯이 낮춰보며 지적하고 가르치려고 드는 사람.

이런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성격(자기애)이 강한 사람이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또 왜 그러는지를 이해하고 헤아릴 줄 아는 공감능력이 많이 부족하다.(아니라고 하고 아닌 척하겠지만) 그에게는 자기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은 이상하게도 보이지 않는다. 심하게 말하면 안중에도 없다. 사람, 그 인격이 보이면, 정말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것들에 열을 내고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서 말이다. 그 어디에도 쓸데없는 자기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을 가지고.

과연 이런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정말 함께 하고 있는 것일까? 때로 함께 대화를 한다고 하지만 따분하고 지루하게도 항상 그는 혼자서 자기 얘기만 한다.

그러니 이런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어떤 모습이 되고 함께 하고 있는 사람의 일상생활은 과연 어느 지경의 모습이 될까?

그렇게 가서는 정말 안 되겠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같이 있는 사람은 많이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럽지 않겠는가? 거기에 무슨 사랑이 있겠는가?

자주 생각해보자. 혹 내가 요즘 사람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으로 생각되는 자존감을 넘어 자기중심적인 자기애가 너무 지나치지는 않은지?

그리고 역으로 반문해보자. 나와 다른 사람이, 다르지만 사람으로서의 존재와 인격이라는 관점에서 차등이 있을까? 결국 나와 다른 사람의 바탕인,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어떤 이해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반성해보자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인간관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다.

또 당연히 내 생각이라는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도 동일한 관점에서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무슨 권한과 권리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이대며 이 사이의 경계를 함부로 넘나들며 간섭하는가?

생각해본다.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나는 사랑을 할 줄 아는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사랑 맞는가? 왜 예수님은 자기 자신을 버리고, 자기 자신의 십자가를 지지 않고는 나를 따를 수 없고, 나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을까?

이제 좀 멈춰주면 어떨까? 과도하게 고집을 부리고 억지를 부리면서 하고 있는 주제넘은 짓들을.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실천, 꼭 해야 하는 것이지만 정말 조심해서 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바탕으로. 사랑을 위하여 사랑으로. 이것이 나와 너의 관계회복과 사랑실천의 시작이자 출발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박태웅 신부 (수원교구 장애인사목위원회 전담)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