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내 마음의 뜰에는 무엇이 있을까? / 김선균

김선균 (라파엘)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보도제작부장
입력일 2017-12-19 수정일 2017-12-19 발행일 2017-12-25 제 3075호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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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군을 제대하고 언론사에 들어오기 위해 ‘언론고시’를 어쭙잖게 준비했다. 그 1년여의 시간은 자신과의 싸움이 이토록 힘겨운 것인지, 사회가 이처럼 냉혹한 곳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그러다 운 좋게도 언론사에 들어왔다.

한 해가 저물고 있는 지금! 앞만 보며 달려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가야 할 길을 머릿속으로 더듬어 본다. 주어진 하루를 최선을 다해 부지런히 가꾸고 행복해하며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이제는 내 ‘마음의 뜰’을 가꿔야겠다. 가끔은 땅을 갈아엎어야 농사가 잘 되듯이 내 마음 껍데기를 걷어내고 갓 볶아낸 커피처럼 은은한 향기가 나는 나만의 거름으로 다시 채우고 싶다. 혹여 남이 나에게 하는 지적이나 비판도 기꺼이 웃어넘길 수 있는 마음의 크기도 키울 것이다. 누군가가 내 마음의 뜰에 오거들랑 반가이 맞아주며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던가? 한 가지에 몰입해서 뭔가를 이뤄낸다는 것은 생각만으로 가슴 벅찬 일이다. 미칠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면 도달하지 못을 목표가 없다. 그 모든 것이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내 마음 안에 자리 잡은 ‘마음 뜰’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별 볼일 없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뜰이지만 좀 더 예쁘게 가꾸고 다듬어서 근사한 나만의 뜰을 만들고 싶다.

즐겨 읽는 책에 실린 글귀가 떠오른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면/사람처럼 살아가려면/사람으로 지내려면/마음 밭을 잘 가꾸고, 마음의 뜰을 지녀야 합니다/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우리 함께 사람으로 살아가십시다.

아직은 보잘것없는 내 마음의 뜰이 무럭무럭 잘 커 나갔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이 글을 읽는 그대들의 ‘마음의 뜰’도 마찬가지로….

※이번 호를 끝으로 ‘일요한담’ 연재를 마칩니다.

김선균 (라파엘)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보도제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