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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사회교리 101문 101답」-세상 속 그리스도인들, 함께 걸어가는 길을 찾다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7-12-12 수정일 2017-12-12 발행일 2017-12-17 제 307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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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R.하임스 지음/ 박동호 옮김/ 364쪽/ 1만2000원/ 바오로딸
흔히 종교를 멀리서 바라보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집중하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당대의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회가 발전시켜온 이론과 사상을 ‘가톨릭 사회교리(Catholic social teaching)’라고 한다.

「가톨릭 사회교리 101문 101답」은 이러한 가톨릭 사회교리의 기본적인 전제를 살피고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국제 관계의 관점에서 교회의 가르침을 논리 정연하게 101가지 질의응답으로 구성했다.

비오 11세와 비오 12세 교황 때 처음 등장한 가톨릭 사회교리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중요한 가톨릭 사회교리 문헌들이 발표되면서 중요성이 더해졌다. 2004년 당시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가 편찬한 「간추린 사회교리」가 한국어로 번역되며 한국교회에도 ‘가톨릭 사회교리’가 자리 잡게 됐다. 그러나 정치와 사회 분야가 쉽게 접근하기 어렵듯 사회교리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는 이도 많을 것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가톨릭 사회교리 101문 101답」은 사회교리가 무엇인지, 본당에서 사회교리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등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흥미로운 질문들을 담았다. 이에 독자들은 어렵지 않게 사회교리에 다가설 수 있고 사회에서 불거지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다.

책은 ‘일반 배경’, ‘교회론과 관련된 현안들’, ‘기본 주제들’, ‘정치생활’, ‘경제생활’, ‘국제(사회)생활’, ‘특별한 관심’들로 묶였다. 책 내부로 파고들면 책 도입부에서는 가톨릭 사회교리 문헌의 정의와 작성의 주체, 문헌이 갖는 권위 등을 다룬다. 이어 기본 주제는 공동체주의, 인간의 존엄성, 인권, 공동선, 사회 제도를 이야기한다. 정치·경제 분야에서는 국가의 역할, 노동과 임금, 기부를 담았고 국제생활에서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교회의 전통 등을 풀어놓는다. 또 최근 존폐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사형제도와 인종차별, 여성에 대한 관점과 전망들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가톨릭 사회교리 101문 101답」은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사회의 문제들을 질문하며 사회교리가 우리 삶과 유리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아울러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명쾌하게 풀어내 가톨릭교회가 어떻게 시대적 징표를 읽고 움직여왔는지 느낄 수 있다.

옮긴이 박동호 신부(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서울 이문동본당 주임)는 다양한 주석을 달아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이 책이 다루지 못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이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문헌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최근 교회의 성찰과 방향을 파악하도록 하고 한국 주교회의 움직임도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은 「가톨릭 사회교리 101문 101답」을 통해 삶 위로 드러난 사회 문제들을 신앙인으로서 마주하고 사회교리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개인주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이웃, 그리고 세상이 함께 걸어가는 길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