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하크 ■
오늘 제1독서와 화답송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으니, 기쁨으로 충만한 하느님의 일꾼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쁨의 하느님
구약성경에서 기쁨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사악 탄생 이야기에서 그 의미가 잘 드러날 것이다. 히브리어로 차하크는 ‘웃다’는 뜻이다. 하느님은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어 주시면서 늙은 사라이를 통해 “아들을 얻게 해 주겠다”(창세 17,16)고 약속하셨다. 그런데 이미 늙어버린 아브라함과 사라이는 속으로 차하크하면서(웃으면서)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믿지 않았다.(17,17; 18,12) 하느님은 인간이 간절히 바라시는 것을 이루어 주시지만, 정작 인간은 하느님의 권능과 자비를 신뢰하지 못하고 엇나갈 때가 있다. 아브라함과 사라이도 그런 인간적 나약함을 드러냈던 것이다. 하지만 자비의 하느님은 인간의 나약함을 따뜻하게 덮어주신다. 하느님은 고대하던 아들을 주셨고, 늙은 부부는 주님의 명에 따라 그 아이의 이름을 이츠하크(이사악)라고 지었다. 이 이름은 ‘그가(하느님께서) 기뻐하신다’ 또는 ‘그가(하느님께서) 웃으시리라’의 뜻으로 새길 수 있다. 하느님은 이츠하크(이사악)를 통하여 영원한 계약을 세우셨다.(17,19) 이츠하크를 통한 계약이니, 이 계약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인간은 모두 웃을 것이다. 하느님은 이츠하크(이사악)라는 상징적 이름을 통해서 인간의 기쁨과 하느님의 기쁨이 일치하는 계약이 영원히 이어지길 원하셨을 것이다.주원준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rn독일에서 구약학과 고대 근동 언어를 공부한 평신도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