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청주교구 사제밴드 ‘블랙셔츠’ 열 번째 공연 열어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7-12-12 수정일 2017-12-13 발행일 2017-12-17 제 3074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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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드린다는 초심으로 10년 한결같이 노래했죠”
지친 신자들에 위로 전하고자 연말마다 다양한 공연 펼쳐
10회 맞아 베드로 사도 주제로 연극 가미한 음악무대 선물
사제단 일치와 친교 이루고 성소계발에도 긍정적 영향

10회 공연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청주교구 사제밴드 ‘블랙셔츠’.

매년 연말, 늘 ‘신부님’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에게 음악으로 고마움을 나누는 사제들이 있다. 청주교구 사제밴드 ‘블랙셔츠’(Black Shirts·대표 양윤성 신부) 이야기다. 처음에 이들은 그저 음악이 좋아 월요일 쉬는 날을 쪼개서 친교모임처럼 모였다. 그렇게 노래하고 연습하다가 지난 2007년부터 무대에 섰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든 신자들에게 ‘작은 위로를 주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공연이 올해 10번째 자리로 이어졌다.

지난 12월 4일 오후 7시30분 청주 사천동성당에서는 블랙셔츠의 제10회 공연이 열렸다. 성당 곳곳 ‘최OO 신부님~ 오늘밤 주인공은 너야 너~’ 등 응원 구호가 나붙은 가운데 어린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수백 명이 성당을 채웠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와 총대리 강희성 신부를 비롯한 동료 사제들도 함께였다.

이날 공연 주제는 ‘파스카에서의 베드로 사도’였다. 지난해 샌드아트 장르와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보였던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극’ 요소를 담았다. 최후의 만찬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길에서, 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베드로가 어떤 시선을 보이고 있는지 노래와 연극으로 선보인 공연은 하나의 작은 뮤지컬이자 음악피정이었다.

베드로 사도를 주제로 삼은 것은 10회까지 이어온 블랙셔츠의 여정을 돌아보며 신자들과 함께 베드로가 되어 예수님의 길을 묵상해 보자는 시도였다.

‘성직자복’(Clergy Shirts)을 가리키는 블랙셔츠 의미처럼 검은 수단차림으로 무대에 선 이들은 데보라 고브너(Deborah Govenor)의 ‘기억하라’ 중창을 시작으로 연극 막과 막 사이에서 ‘주님 계신 곳 어디나’, ‘주님 만을 섬기리’, ‘통회’, ‘사명’, ‘그대입니다’, ‘가자 갈릴래아’ 등 총 10곡을 소화했다. ‘가자 갈릴래아’를 부를 때는 블랙셔츠 예전 단원 사제들이 함께 무대에 섰다. 이 곡은 블랙셔츠가 첫 무대에 섰을 때 불렀던 노래. 10회 공연을 맞으며 당시 ‘첫 마음’을 되새기자는 의미였다.

현재 블랙셔츠 단원으로 활동하는 사제는 대표 양윤성 신부(청소년사목국장)를 포함해 9명이다. 최준하 신부(진천 덕산본당 주임)의 총지휘 아래 최종일 신부(충주카리타스노인요양원장·드럼), 우상일 신부(충주 수안보본당 주임·베이스), 최현 신부(보은본당 보좌·건반) 등이 연주를 담당한다. 보컬은 김한수 신부(영동 학산본당 주임), 양선규 신부(청주 금천동본당 보좌), 김진철 신부(중앙경찰학교 담당), 나정흠 신부(충주 교현동본당 보좌)가 맡고 있다. 1회부터 줄곧 공연에 참여한 최종일 신부는 이날 공연 중 기념 꽃다발을 받았다.

양윤성 신부는 “그동안 밴드 활동을 이어오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신자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과 노력은 한결 같았다”면서 “사제단의 일치와 친교라는 면에서, 또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사제성소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부분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고 10회 공연 소감을 밝혔다.

12월 4일 청주 사천동성당에서 ‘블랙셔츠’가 10회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