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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내당본당, 일상서 실천하는 ‘종잣돈 나눔’ 어때요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7-12-12 수정일 2017-12-12 발행일 2017-12-17 제 307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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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지원 종잣돈 봉투에 신자들은 ‘아낀 돈’ 추가
수혜 대상자도 직접 결정
사정에 맞는 도움 전달

본당 신자들이 일상 속에서 정성 들여 절약한 ‘종잣돈’을 모아 지역 가난한 이들을 위한 기금으로 내놓기로 해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대구 내당본당(주임 이정효 신부) 신자 78명은 ‘종잣돈’ 봉투에 자율적으로 기금을 보태 불우한 이웃을 위해 나눠주는 운동을 대림 첫 주부터 펼치고 있다. 본당 측이 배부한 이 봉투에는 현금 3만 원이 들어있다. 이 돈은 지난여름 본당이 간식비를 십시일반 모으고, 취지에 공감한 본당과 이웃 본당 신자들의 지원을 받아 마련한 것이다. 신자들은 일상생활을 하다가 자신이 아껴서 만든 종잣돈을 봉투에 추가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본당은 내년 1월 7일 주일 교중미사에서 ‘종잣돈’ 활용 결과를 봉헌한다. 또 모범적인 활동을 펼친 신자들을 시상할 계획이다. 소공동체 사목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내당본당은 각 공동체에 재가복지위원을 임명해, 지역에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번 ‘종잣돈’ 봉투는 본당과 공동체 차원의 활동과는 별개로 신자 개인이 스스로 참여해 이웃을 돌아보고 나눔을 실천하는 운동이다.

본당은 ‘종잣돈’ 봉투를 통해 가난한 이들에게 물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신자 각자가 능동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고 그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자들이 자신의 노력을 더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과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임 이정효 신부는 “교황님께서는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선포하시며 이웃의 가난한 이들에 대해 신앙인들의 관심을 요청하셨다”며 “신자들 모두가 이번 대림시기 동안 작지만 따뜻한 주님의 사랑을 이웃과 나누며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웃에 관심을 두고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당 신자 조범이(프란치스코 하비에르·햇살둥지공동체 대표)씨는 “종잣돈 봉투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고, 공동체 식구들에게도 많은 참여를 권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즐겨 먹는 막걸리나 안줏값 등을 아껴서 아내와 함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난한 이들을 찾아 연탄을 넣어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작은 정성이지만 이웃을 도울 수 있어 뜻깊은 성탄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