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평화부문 수상자 윤경일씨
“수상 소식에 순간 망치로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받아도 되나 싶었죠. 보잘 것없는 저에게 이런 상을 준 것은 지금 잘해서라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좀 더 정진하라는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해요.”
제34회 가톨릭대상 정의평화부문 수상자 윤경일(아우구스티노·59·부산교구 좌동본당)씨는 의사다. 현재 부산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윤씨는 이른바 ‘투잡’을 뛴다. 사단법인 ‘한끼의 식사기금’ 운영을 위해서다. 때때로 해외 현장에서 기금 활동 모니터링을 하는데, 그의 휴가 또한 모두 모니터링을 위해 쓰인다. 윤씨는 “어쩌다보니 병원 근무는 생계를 위해서 하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사)한끼의 식사기금은 지난 2004년 11월 윤씨가 창립한 국제구호단체다. ‘한 달에 한 번 한 끼를 굶고 그 식사비로 한 생명을 구하자’는 의도로 창립했다.
윤씨는 IMF 이후 한국에서 차별 등으로 고통 받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들을 돕기 위해 10여 명의 의사들을 모아 무료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해외의료봉사를 다니면서 이주민들의 어려운 처지를 다시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도울 결심을 했다.
현재 (사)한끼의 식사기금은 아시아의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 네팔, 미얀마, 인도네시아와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와 에티오피아에서 빈민구호활동과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금은 소액 기부자를 중심으로 재원을 모아 운영하며, 연간 5억 원을 구호사업에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