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자선 실천’ 주저해선 안 된다

입력일 2017-12-12 수정일 2017-12-12 발행일 2017-12-17 제 307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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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대림 제3주일을‘자선주일’로 정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과 애덕의 실천을 권고하고 있다. 자선주일이 대림 시기 중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깊은 의미가 있다. 구세주의 강생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들은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깨어 있다는 것은 곧 오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그 가르침의 핵심인 사랑을 삶으로 실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실천이 신앙인의 소명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얼마나 실천했는지는 스스로 반성해볼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중 제33주일을 ‘가난한 이의 날’로 지내도록 권고하면서, “자비는 사랑의 구체적인 활동이며 자비의 실천만이 세상에 만연한 이기주의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실천하지 않는 사랑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욕심과 무관심에 빠져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우리들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허용하는 불의한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은 분명히 필요하다. 이렇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자기 삶에서 ‘사랑’을 지향점으로 구체적인 결단을 내리고 실천방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김운회 주교는 올해 자선주일 담화에서“우리 모두가 ‘자비와 사랑의 연대’로 가난한 이들과의 나눔을 실천”하도록 권고했다. 사랑의 연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지만, 특별히 사랑의 주님을 고백하는 신앙인들에게는 절대적인 소명이 아닐 수 없다. 자선주일을 맞아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3,11)는 요한의 권고를 되새겨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