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KDIS 가톨릭클럽’ 아십니까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7-12-12 수정일 2017-12-12 발행일 2017-12-17 제 3074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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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로 외국인 유학생 힘든 마음 달래요”
외국인 50%인 대학원에서  학생들 신앙으로 연결시켜  대전교구 이주사목부 도움에  매월 셋째 주일 미사 봉헌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KDIS) 가톨릭클럽 회원들이 11월 19일 대전모이세 담당 이진욱 신부 주례로 캠퍼스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세종시 남세종로 263에 위치한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KDI SCHOOL, 이하 KDIS)은 ‘국제’란 이름에 걸맞게 외국인 학생 비율이 50%에 이른다.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서부터 아프리카, 유럽, 남미까지 전 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어울려 공부한다.

KDIS 내 가톨릭신자들 모임인 ‘가톨릭클럽’은 각국에서 온 가톨릭신자 학생들의 신앙을 이어주는 다리 같은 존재다.

대전교구 이주사목부 대전모이세(담당 이진욱 신부)와 연계를 맺고 있는 가톨릭클럽은 20여 명 남짓한 적은 인원이지만, 매월 셋째 주일 캠퍼스 미사를 봉헌하고 재학생 중 가톨릭신자들을 미사로 이끄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알음알음 함께 모여 기도 모임 등을 가져왔던 가톨릭클럽은 2015년 후반 대전모이세와 연결되며 매달 캠퍼스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들의 캠퍼스 미사 시작은 목자를 찾아 나섰던 한국교회 초기 모습과 흡사하다. 당시 미사 참례가 쉽지 않았던 신자 학생들이 이진욱 신부를 찾아와 “개강·종강 때 만이라도 영어 미사를 봉헌해 달라”고 청했다. 이에 학교를 찾았던 이 신부는 어려운 학업생활 안에서 신앙으로 힘을 얻고자 하는 학생들 모습에 오히려 먼저 ‘매월 미사’를 제안했다. 이 신부는 “생활도 공부도 힘들고, 성당도 어디 있는지 몰라 힘들었을 처지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싶어 사제를 찾고 또 하느님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학생들이 기특했다”고 그때를 기억했다.

매월 셋째 주일 오전 11시에 강의실을 빌려 봉헌하는 미사는 작고 소박하지만 이들에게는 신앙의 ‘고향’ 같은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비록 다른 나라에 와 있을지라도 고국에서처럼 미사 안에서 말씀을 듣고 강론을 나누고 성가를 부르는 익숙함 때문이다.

‘한국 생활 3개월차’라는 마다가스카르 출신 알리시아 네리키씨는 “캠퍼스 미사는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또 학업으로 힘들 때 든든한 정서적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필리핀 출신 라넬 람 쳉(Ranel Ram Cheng)씨는 “가톨릭클럽이 이슬람, 불교, 개신교 등 학생들 국적만큼 다양한 종교적 배경 안에서 가톨릭 신앙을 유지하고 드러내는 표지판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대전모이세도 가톨릭클럽이 교내에서 지니는 상징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캠퍼스 미사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진욱 신부는 “유학생 대부분이 해당 국가 공무원이거나 공공기관 종사자이기 때문에 귀국해서도 정부 부처 소속기관에서 일하게 될 확률이 높다”면서 “한국교회와 함께한 좋은 기억과 신앙의 자리들이 돌아가서도 신앙인으로 열심히 사는 에너지가 되고, 또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 한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