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심포지엄을 보고

입력일 2017-12-05 수정일 2017-12-05 발행일 2017-12-10 제 307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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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교회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가 12월 1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연 국제학술심포지엄은 ‘평화의 사도’로 부르심 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잖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이번 행사에서 나온 평화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은 기존의 통념에 젖어있던 이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올 법하다. 그리스도인들조차 평화를 단순히 이웃 간에 다툼이 없는 상태 정도로 인식해 온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행사에서 나온 평화에 대한 언급은 의미심장하다. 발표자로 나선 미국 주교회의 국내 정의와 인간발전위원회 로버트 W. 맥클로이(Robert W. McElroy) 주교는 평화 문제를 하느님을 아버지로 한 인류 가정 차원에서 접근했다.

그는 “인류 공동체가 경쟁만 하는 이웃이 되기보다 형제자매가 될 때” 참 평화를 누릴 수 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전 세계 모든 국가는 예외 없이 ‘국가 이익’을 뛰어넘는 ‘국제 공동선’을 추구하도록 불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정신에 따르면 모든 나라가 혈안이 되어 있는 ‘국가 이익’ 추구는 절대 목적이 아니라 인류 공동체 전체를 위한 보조적 가치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인류가 ‘카인과 아벨’ 사건으로 훼손된 형제애를 회복하는 것이 평화에 이르는 길이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대변되는 ‘자국 이기주의’는 그리스도적 관점에서 단호히 배격돼야 할 가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국가 이익을 앞세운 열강들의 각축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복음적 가치를 바탕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 평화의 밑거름을 마련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