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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제1회 국제학술심포지엄] 인터뷰 / 미국 샌디에고교구장 로버트 W. 맥클로이 주교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7-12-05 수정일 2017-12-05 발행일 2017-12-10 제 3073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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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가톨릭의 역할’
“무력에 의한 해결은 결코 용납 안 돼”
“군사행동은 한반도에 비극 초래할 뿐”
 대화와 경제적 지원으로 적대감 해소해야

로버트 W. 맥클로이(Robert W. McElroy) 주교(미국 샌디에고교구장)는 12월 1일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제1회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해 “북핵 문제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력에 의한 해결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사제로는 드물게 정치학 박사이면서 미국 가톨릭교회 정의평화 부문 차세대 지도자로 손꼽히는 맥클로이 주교는 북한이 ‘화성-15형’ 발사 성공과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북한 핵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 발전한 것은 맞다”면서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나 핵탄두 경량화(소형화) 면에서 북한이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핵위협 제거를 위해 북한을 무력으로 선제타격 해야 한다는 미국 내 일부 강경론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에 군사공격을 가하자는 의견을 가진 정치인들이 미국에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군사행동은 한반도와 전 세계에 비극과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뿐더러 도덕적으로도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가톨릭교회는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에 대해 확실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맥클로이 주교는 “한국 주교회의가 그동안 평화를 위해 해온 활동들을 잘 알고 있고 적극 공감한다”면서 “남북한 사이의 평화와 화해는 남북한이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한편 주변 강대국들과의 연대도 필수적인 문제”라고 해석했다. 구체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남한이나 미국이 북한에 위협적 요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하고 북한을 경제적으로 계속 지원해 북한의 번영을 도모하면 북한도 남한이나 미국을 적대시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맥클로이 주교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제1회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남북의 평화와 통일 실현에 함께 노력하고 연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한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환영해 주신 것에 감사하고 샌디에고에도 한인 신자들이 많아 한국에 대해 친근한 인상을 갖고 있다”며 “평신도들에 의해 빠르게 성장한 한국교회는 아시아 전역에서도 모범적인 교회인 만큼 물질주의에 빠진 현대인들, 특히 청년들에게 교회의 믿음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