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청-중국, 내년 3월 문화 교류전 개최

입력일 2017-11-28 수정일 2017-11-28 발행일 2017-12-03 제 3072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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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과 중국 첫 ‘문화 교류’… 대화 물꼬 다시 틀까
예술품 40점 양국서 동시 전시

【외신종합】 교황청과 중국이 각각 상대방의 예술품을 전시하는 문화 교류전을 마련한다. 양국이 교류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외교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주춤한 가운데 이번 교류전이 열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교황청은 11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이 각각 40점의 예술품을 중국과 교황청의 박물관에서 동시에 전시한다고 밝혔다. 교류전은 내년 3월 중국의 자금성과 교황청의 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중국에서는 교황청이 그동안 수집한 중국의 청동상, 도자기, 칠보 작품, 회화 등이, 교황청에서는 중국의 예술품이 전시된다.

중국문화산업투자기금 주젠청 비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류전이 양국의 우정을 강화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외교관계 정상화에 공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 비서장은 “양국에서 동시에서 열리는 이번 교류전은 중국과 교황청 사이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전시회는 자금성 전시 외에도 시안과 상하이 등에서도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전임교황은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동안 양국이 주교선출권을 두고 벌이고 있는 협상은 더 이상 진척이 없는 상태다. 특히 종교의 중국화를 강조하는 시진핑 주석이 최근 열린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집권 2기를 맞은 만큼 당분간 협상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청과 중국은 양국의 관계 지속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크 대변인은 “문화교류는 딱딱한 외교보다는 훨씬 쉽다”면서 “양국의 교류전은 양국 관계 발전에 크게 공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티칸박물관 바바라 자타 관장도 이번 교류전이 양국이 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자타 관장은 “미(美)와 예술은 대화를 이어가는 독특한 수단”이라면서 “여기에는 두려움과 장벽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4년 방한 당시 중국 영공을 통과하며 시 주석과 중국인에게 인사를 하며 중국과의 대화에 물꼬를 텄다. 중국은 이에 대한 응답으로 올해 5월 명나라의 유명화가 장얀의 그림 두 점을 중국 국민의 이름으로 교황에게 선물했다. 이 그림 중 하나는 중국에서 또 다른 하나는 바티칸에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