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지진 피해 조속히 복구되길 / 박원희 기자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7-11-21 수정일 2017-11-21 발행일 2017-11-26 제 307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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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역대 두 번째인 규모 5.4 지진이 일어나 온 땅을 흔들었다.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전국에서 감지될 만큼 체감 진동은 훨씬 더 컸다.

이튿날 피해 현장을 찾았다. 진앙지와 인접한 몇몇 성당과 사회복지시설은 벽이 갈라지고, 성전 내부도 훼손되는 등 피해가 심각해 보였다. 특히 포항 들꽃마을은 생활관이 붕괴 위험에 처해, 거주인 60명 모두가 급히 대피해 있는 모습이었다.

취재 중에도 여진은 계속됐다. 포항 남구에 거주하는 한 신자는 본진이 일어나기 전인 오후 2시 22분 규모 2.2, 2.6 전진에는 당황하는 정도였지만, 7분 후 이어진 본진은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고 전했다. 단숨에 20층 넘는 아파트에서 계단을 이용해 내려왔지만, 계속되는 여진에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과 이번 포항 지진은 우리나라가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학습효과로 인한 것인지, 이번 지진의 정부 대처는 상당히 빨랐고 시민들 역시 빠르게 대피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대피소에서 지내는 주민들을 생각하면 조속히 복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자연재해를 막을 방도는 없지만 대비는 할 수 있다. 내진 설계는 물론이고, 시공 때에도 양심적으로 튼튼한 건물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예방교육만이 살길이다. 또한 일본 동쪽을 강타했던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나라 동남부권에 몰려 있는 핵발전소 운영 여부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핵발전소 측은 내진설계가 돼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언제까지 안전하다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엎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