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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제9차 회의

정리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7-11-21 수정일 2017-11-22 발행일 2017-11-26 제 3071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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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폐지, 탈핵, 낙태반대… 복음적 시각서 사회문제 집중조명

참석위원

-김지영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최혜영 수녀 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강신우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남승한 법률사무소 바로 대표변호사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제9차 회의가 11월 17일 서울 명동에서 열렸다.

편집자문위원들은 창간 90주년 기념해를 보내고 있는 가톨릭신문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그간 교회 안팎에서 제기된 주요한 사안들에 대한 본지 보도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또한 창간 100주년을 바라보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가톨릭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충고를 내놓았다.

김지영 위원
“교회, 권력 눈치봐서 안돼

현장취재 안한 외신기사

반드시 자료출처 밝혀야
최혜영 위원
“창간 100주년 설문조사 의미

청소년·노인사목 기사 현장감

대사회적 기사들 긍정적
강신우 위원
“신고리 문제, 사형제 폐지 등

꾸준히 목소리 내는 노력 필요

무미건조한 제목 아쉬움도”
남승한 위원
“사회교리 아카데미 내용 좋아

사형제 폐지 집중 보도하는데

관심있는 주제라 더 눈길”

■ 2017년 지면 및 기획 평가

-최혜영 수녀(이하 최 수녀) : 한 해를 돌아보니, 의미 있는 설문조사들이 여러 건 있었다. 특히 창간 100주년 준비 설문조사 결과는 잘 연구하면 향후 방향을 잡는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

교황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반향이 궁금하다. 양운기 수사가 쓰는 ‘사회교리 아카데미’ 주제가 다양해서 도움이 많이 된다. 청소년사목, 노인사목 등은 현장감이 있었다. 정웅모 신부의 박물관 소개, 장긍선 신부의 이콘 소개 등의 기사는 일반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것 같다. 페이스북 등에서 공유하기 좋은 내용이 아닌가 생각된다.

-장병일 편집국장(이하 장 국장) : 교황님께서 사회를 향해 많은 말씀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교황님 말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 같다. 교회 발전을 위한 소통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 수녀 : 교황님께서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이 면에서 가톨릭신문은 상대지에 비해 차별화되는 점이 있어 좋은 것 같다. 그리스도인들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많은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 같다.

-장 국장 : 교회 가르침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게 가톨릭 언론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영 위원(이하 김 위원) : 교회가 기본 원칙을 정하면 견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세상 문제를 대하는 스타일이 달라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교회 안에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실망스러워 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세속 정치권력에 따라 교회 가르침이나 입장이 바뀌는 게 아닐 텐데…. 신자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 국장 : 낙태죄 폐지 반대, 사형제 폐지 등 교회가 관심을 기울여오고 있는 사안에 대해 이전 정권에서는 조용했는데, 정권 교체가 일어난 지금은 많은 목소리들이 분출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 위원 : 교회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론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우리 몫이라고 생각한다.

-강신우 위원(이하 강 위원) : 지난 1년 가톨릭신문이 적극적으로 앞장서 여론을 선도한 점이 눈에 띈다. 그 결과 1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바뀌었는지 다뤄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백남기 농민사건 등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는데, 지속적인 보도들이 필요하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문제, 낙태 문제, 사형제 폐지 등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 국장 : 낙태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 관련 전문가 기고를 받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순발력 있게 대응하며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강 위원 : 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관련 기획이 나왔으면 한다. 사형제와 관련해서는 ‘펀펀 사회교리’ ‘릴레이 인터뷰’ 등 다양한 기획을 싣고 있다. 하지만 신자 정치인들의 경우 종종 가톨릭 교리나 가르침과 입장이 다를 때가 있다. 릴레이 인터뷰의 경우 적절한 소제목을 통해 기획 취지를 잘 드러내면 좋겠다.

-장 국장 : 신자 정치인들의 경우 가톨릭 정신에 따라 일관된 자세를 가지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하고 여론에 좌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딜레마다.

-강 위원 : 전례력에 맞춘 특집기사들이 다양하고 알찼다. 최근 들어 1면 기사는 행사 등 보도 중심이어서 딱딱하고 건조한 느낌이 든다. 새 미사경본 발행 기사 등이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독자들이 관심 가질 법한 관련 기사를 앞으로 전진 배치하는 지면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령 미사 전례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것을 도표로 처리했는데, 이런 내용을 1면으로 다뤄도 좋았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지면 제목이 상대지에 비해 무미건조하고 딱딱하다.

-김 위원 : 공문서 제목 같은 느낌이 있다. 제목에 온기도 없고 딱딱한 느낌이다.

-강 위원 : 기사의 의도와 다른 제목이 달린 경우도 있다. 경마도박장 관련 기사(9월 3일자)에서 ‘결국 폐쇄’는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남승한 위원(이하 남 위원) : ‘사회교리 아카데미’가 재미있어졌다. ‘펀펀 사회교리’의 사형제 폐지 주제 등 다른 기사와 호응돼서 좋았다. 요즘 사형 관련 집중보도라 좋다. 평소 관심이 가지 않던 지면이라도 재미있는 기사가 나면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최 수녀 : 상대지의 경우 과거에 비해 개성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강 위원 : 제호도 비슷해서 분간이 잘 안 된다.

-김 위원 : ‘낚시성 제목’이라는 말까지 나오듯 제목의 역할이 커졌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에서는 제목에서 시선을 끌어야 한다. 와 닿는 제목이 되도록 연구해야 한다. 양운기 수사의 ‘사회교리 아카데미’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10월 22일자) 문제 등 외교문제나 국제관계를 다룰 때는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산교구 다자녀 가정 기사(10월 22일자)에서 ‘다 모여라’ 할 때 ‘많을 다(多)’자를 사용했다. 모두 모여라는 의미인데 한자와 의미 충돌이 있다.

외신기사의 경우, 기자가 직접 현장에 가지 않았으면 소스를 밝혀줘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인터넷 매체가 많은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모든 기사가 망라돼 있다. 직접 가서 취재한 것이 아니라면 소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저널리즘 원칙에 맞지 않다. 10월 22일 교황청 인터뷰 기사가 있다. 홍보라는 용어를 보면 영어로는 홍보로 돼있지 않다. 홍보는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영어는 쌍방향의 의미인데, 우리말로 바꾸면서 홍보라는 일방적인 단어를 선택했다. 요즘에는 매스컴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시대에 맞춰 알맞은 단어로 이야기해야 한다. 매스컴이 아니라 매체, 소통이라는 단어를 지향해야 한다.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제9차 회의가 11월 17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지영·최혜영·강신우·남승한 위원, 장병일 국장. 사진 서상덕 기자

■ 2018년 연중기획에 대한 제언

-최 수녀 : 군복음화의 경우 군본당 소개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군복음화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군복음화가 100주년 기획의 기치로 내건 ‘평화’와 어떻게 호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김 위원 : 군본당에 대한 접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군 특성상 있는 그대로 쓰기가 어렵다. 실체를 건드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열심히 기획을 해봤자 실제와 동떨어진 내용이 나오기 일쑤다.

-장 국장 : 본당 전체를 소개시켜 주고 사병들의 사기를 고양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기획됐다.

-김 위원 : 군본당 미화가 되기 십상이다. 탁상기획이 되기 쉽다.

-최 수녀 : 신앙적으로 모범이 되는 훌륭한 군인을 소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신앙공동체로서 잘 하고 있는 곳이나 인물을 선정하는 것은 괜찮으나 모든 본당을 다 소개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 위원 : 종교인 과세 관련해서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 궁금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보는데, 그런 부분을 다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장 국장 : 군에 관한 정보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탐방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판단해 군사목의 또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기획했다. 군의 특수성이 있어 앞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향후 10년 동안 평화와 아시아 복음화 관련된 기획을 지면에 담아낼 예정인데, 지속적으로 좋은 의견 주시길 바란다.

정리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