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광주대교구,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위해 목포신항 성당에서 마지막 미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7-11-21 수정일 2017-11-21 발행일 2017-11-26 제 307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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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떠나지만… 잊지는 말아주세요”
수색 작업 부담 주지 않으려 돌아갈 것 결정한 가족들
광주 정평위, 추모객 원하면 세월호성당 미사 봉헌 협조

11월 17일 오후 목포신항 세월호성당에서 마지막으로 봉헌된 미사. 광주대교구 정평위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11월 18일 목포신항을 떠남에 따라 이날 마지막 미사를 봉헌했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제공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전남 목포신항의 세월호성당에서 11월 17일 오후 마지막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김승제 신부(광주대교구 무안 망운본당 주임) 주례, 이영선 신부(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등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광주대교구가 이날 세월호성당 마지막 미사를 봉헌하게 된 것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11월 18일 오전 세월호 앞에서 영결식을 진행하고 목포를 떠나겠다고 밝힌데 따른 조치다. 광주대교구는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된 뒤 4월 16일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목포신항 세월호성당에서 매주 주일미사를 봉헌해 왔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권재근·권혁규 부자, 단원고 학생 남현철·박영인군,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가족들은 11월 16일 오후 목포신항 철제부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통하고 힘들지만 가족을 가슴에 묻고 11월 18일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 대해 “세월호 참사를 거울 삼아 어떤 사고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2기 세월호 특조위를 구성해 한 점 의혹 없는 진상규명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승제 신부는 마지막 미사 강론에서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2014년 4월 16일부터 2017년 11월 17일까지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아파한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국가의 잘못으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지만 세월호를 통해 한국사회가 좀 더 성숙해지고 안전사회로 나아가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시간 이후에도 국민들이 세월호 희생자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고통을 잊지 않고 그분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목포신항 세월호성당에서 11월 17일 마지막 미사가 봉헌됐지만 목포신항을 찾는 추모객들은 광주대교구 정평위에 요청하면 세월호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 이영선 신부는 이에 대해 “11월 17일에는 ‘광주대교구 차원’에서 마지막 미사를 봉헌한 것이고 신자들이 신부와 함께 목포신항을 찾는 경우 세월호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당분간은 협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직후 설치된 진도 팽목항성당은 손인성(스테파노·69·진도 진길본당)·김영예(바울라·65)씨 부부가 현재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컨테이너 성당을 관리하고 공소예절을 바치면서 사고 해역을 찾는 순례단의 미사 봉헌을 돕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