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4년째 맞는 주교 현장체험, 올해는 하나원·쓰레기 매립지 찾아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n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7-11-14 수정일 2017-11-14 발행일 2017-11-19 제 3070호 5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한반도 평화와 환경문제를 생각하다

한국교회 주교단이 올해도 교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는 현장을 찾는 발걸음을 이어갔다. 2014년부터 시작한 ‘주교 현장체험’이 11월 8일 경기도 안성 하나원과 인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마련됐다. 주교 현장체험에 참석한 주교단은 북한이탈주민의 교육과정과 한국사회 적응 절차, 쓰레기 매립지 건설과 지역사회 신뢰회복, 자원재생을 위한 노력 등을 살펴봤다.

■ 북한이탈주민과 대화 남한 정착 어려움 들어

2017년 주교 현장체험에 나선 주교단이 11월 8일 경기도 안성 하나원에서 북한이탈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북이 분단된지 70여년, 여전히 국경을 목숨 걸고 넘어와 한국에 발을 디디는 북한이탈주민은 적지 않다. 이들의 한국 사회 정착 준비과정과 교육과정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한국교회 주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 조규만 주교(원주교구장), 김종수 주교(대전교구 총대리)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 주관으로 11월 8일 경기도 안성 하나원과 한겨레 중·고등학교를 찾았다. 이날은 하나원 235기 교육생들의 수료식도 진행돼, 수료생 약 120명을 비롯한 교육생들은 주교단의 방문을 박수로 환영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이제 사회로 나가는 이들을 축하하며 “우리나라는 둘이 아니라 하나였다. 전쟁으로 인해 갈라지고 상처를 받았다”며 “나 자신부터 평화를 누리며 살고, 하느님의 선물인 평화가 우리 것이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교들은 국경을 넘어 한국에 들어온 이들의 초기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이 받은 직업교육과정 및 사회생활 준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더불어 하나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3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주교들은 ‘한국에 와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저마다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면서도,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된다”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주교들은 하나원 내부에서 운영되는 병원 시설과 직업 교육 및 사회 정착 교육 시설 등을 둘러봤다.

주교들은 안성 내에 위치한 한겨레 중·고등학교(교장 곽종문)도 방문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학생들이 직업 교육을 받는 직업교육장과 사이버 강의실, 기숙사 등 학교 시설들을 둘러봤다.

<권세희 기자>

■ ‘쓰레기가 신재생에너지로’ 자원재생 현장 돌아봐

2017년 주교 현장체험에 나선 주교단이 11월 8일 쓰레기 매립지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합한 수도권 인구 2500만 명이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양은 무려 1만4000톤이 넘는다. 이 엄청난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 인천 백석동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사장 이재현, 이하 매립지공사)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 주관으로 2017년 주교 현장체험에 나선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 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 정신철 주교(인천교구장), 김선태 주교(전주교구장), 이성효 주교(수원교구 총대리)와 양기석 신부(천주교창조보전연대 상임대표) 등 환경운동가들은 11월 8일 매립지공사를 찾았다.

한국인들은 쓰레기 처리시설 하면 ‘난지도’를 먼저 떠올리며 산더미 같은 쓰레기와 악취를 연상한다. 난지도가 포화되면서 2000년 설립된 매립지공사는 난지도가 상전벽해를 이룬 곳이다. 외형뿐만 아니라 쓰레기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우선 넓이가 1618만㎡로 광활하다. 여의도의 약 6배, 축구장 2500개 넓이다. 버스에 탑승해 이동하며 매립지공사 시설과 환경을 둘러본 주교단은 이구동성으로 “쓰레기가 이렇게 깨끗하고 냄새도 거의 없이 처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현(가브리엘) 사장은 “매립지공사는 단순히 쓰레기나 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을 넘어 쓰레기를 자원화 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재탄생시키는 시설”이라며 “매립지공사 안에 나무 1000만 그루 심기를 목표로 현재까지 530만 그루를 심었고 온실에서 다양한 꽃도 키워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립지공사는 음식물에서 나온 폐수를 ‘음폐수 바이오 가스화 시설’을 이용해 자원화 함으로써 연간 소나무 282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으며 하수 처리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슬러지)를 ‘슬러지 자원화 시설’을 거쳐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바다에 버려져 해양 오염의 주원인이었던 물질이 이제는 에너지로 재탄생돼 해외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매립지공사를 찾고 있을 정도다.

강우일 주교는 “쓰레기를 깨끗하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레기를 처음부터 안 만들고 우주에 하나뿐인 지구를 잘 지킨다는 마음으로 소비문화를 졸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n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