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밀알 하나] 공생공빈, 지상의 진복팔단 / 문병학 신부

문병학 신부 (평택대리구 세마본당 주임)
입력일 2017-11-14 수정일 2017-12-12 발행일 2017-11-19 제 3070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시화성바오로본당은 서해 매립지 신도시로 시화공단 인근 약 6000명의 교우들이 함께하는 본당으로 2010년 8월 제가 부임할 당시에는 비교적 신생 본당이었습니다. 이 본당에서 저는 성당 외벽 리모델링과 주차장 정돈 및 조경 작업과 더불어 본당 공동체가 아름다운 성전, 전례, 영성 생활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신앙생활을 실천하며, 복음화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목활동을 했습니다.

당시 저는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교구 비전 위원회에서 미래 정책분과 미래 복음화 위원회 소속 사회복음화 소위원회 일을 맡게 됐습니다. 약 2년, 15차 회의에 걸친 논의의 핵심은 지금까지의 사회사목 편람 제작,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 사회사목 센터 마련, 그리고 사회사목 연구의 필요성과 그 기능의 지속성과 책임성에 관한 논의였습니다.

소위원회는 그동안의 사회사목 편람을 제작하면서 그동안의 미흡했던 체계와 운영 현실을 점검하고 통합적이며 유기적인 매뉴얼과 새로운 시스템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음화 실현을 위한 대사회참여 및 연대의 길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저는 이용훈 주교님께서 가톨릭신문 기획 시리즈로 연재하신 ‘신앙과 경제’에서 소개해주신 ‘협동조합 및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활동’이 사회복음화 실현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이용훈 주교님은 ‘신앙과 경제’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사회의 경제 질서의 쇄신과 바른 윤리 질서를 통해 모든 개인과 가정, 사회의 선익을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가난 문제, 부의 불평등한 분배, 농촌문제, 환경문제 등에 관한 사목적 관심과 연구, 대안의 모색 등이 긴박하고 절실한 교회적 과제입니다.”

“협동조합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해온 인류의 오랜 지혜의 산물이며 이는 단순히 인간이 만들어 낸 사회적. 제도적 산물임을 뛰어넘어 하느님 나라의 진리를 담고 있는 역동적인 조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사람이 노동을 통해 창조해내는 가치가 형제를 위한 봉사일 뿐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데 귀중한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화성바오로본당은 2014년 6월 29일 본당의 날에 조합원 200여 명을 구성해 교구장 주교님을 모시고 ‘공생공빈 밀알 협동조합’을 창립했습니다. 그 목적은 ▲자연과 인간,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일에 연대한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재능과 물적 자원을 선용하기 위한 나눔, 기부문화를 확산한다 ▲세상의 공동선과 생명사회를 위한 인적자원을 양성하고 지원한다 ▲하느님 나라의 생명공동체를 이루는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사업을 연구하고 실천하는데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의 지향은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에 참여해 우리의 몸을 살리고 영적독서와 기도를 통해 마음을 살리며 가정과 환경, 신앙 공동체 살리는 밀알이 되자는 것입니다.

조합에서는 교구 사회복음화와 비전, 정책을 점검하고 지역사회의 생명, 환경문제 실태조사와 함께 조합의 실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양평 두물머리 생태현장 체험과 함께 양근 성지를 순례하며 기도했습니다. 또 바자회와 바울카페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콩고, 코르리브아르 어린이들을 위해 1000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공생공빈, 지상의 진복팔단’ DVD를 제작해 홍보하고, 생명 나눔 기부, 생명존중과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며 기도하는 공간으로 ‘공생공빈 밀알’의 홈페이지(www.ggma1.com)와 애플리케이션(구글 play스토어)도 제작했습니다.

문병학 신부 (평택대리구 세마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