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리더(Leader)와 리더(Reader)되기 / 김선균

김선균(라파엘) rn광주가톨릭평화방송 보도제작부장
입력일 2017-11-07 수정일 2017-11-07 발행일 2017-11-12 제 306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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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가 말했다. “하늘이 준 때는 지리상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상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天時不如地理 地理不如人和)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은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각양각색의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과 매일 부대끼며 사는 것은 직장인의 숙명이다. 눈 뜨자마자 출근해 해 질 녘까지 가족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직장 동료들과 보내면서도 오히려 우리는 그들을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리라.

제법 연차가 차고 후배들을 맞는 선배의 입장이 되어 보니 리더란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를 따르라”며 깃발을 들고 열심히 뛰는 자가 리더일까? 아니면 퇴근 후 후배나 동료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마음을 얻는 자가 진정한 리더일까?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겠다.

20년 전 군 생활이 떠오른다.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한 부대원이 내가 지휘하는 중대에 왔을 때의 일이다. 저 친구가 문제를 저지르면 문책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불안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 친구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역지사지(易地思之)’ 해보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그 병사는 부대에서 가장 우수한 모범병사로 선발됐다. 인간적으로 흐뭇했다.

각박한 세상을 살다 보면 정말 작은 것에 감동하고, 반대로 작은 것에 화가 치밀곤 한다. 각자의 직장과 가정에서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는, 읽으려 노력하는 ‘리더(Reader)’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맹자가 가장 으뜸으로 꼽은 덕목인 ‘인화(人和)’에 대해 몇 번씩 곱씹어 보는 요즘이다.

김선균(라파엘) rn광주가톨릭평화방송 보도제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