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잘 나가는’ 주변 사람 샘이 나고 미워요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n
입력일 2017-10-31 수정일 2017-11-01 발행일 2017-11-05 제 3068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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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떨치고 나만의 장점 소중히 여겨보세요

【질문】 ‘잘 나가는’ 주변 사람 샘이 나고 미워요

50대 주부입니다. 친한 친구나 가족들이라고 하더라도 나 자신과 비교해서 운이 좋거나 능력이 뛰어난 모습을 보면 마음이 자괴감이 들고 시기심이 생깁니다.

【답변】 열등감 떨치고 나만의 장점 소중히 여겨보세요

시기심은 타인하고 관련된 감정이며, 상대방이 가진 권력, 외모나 능력, 재물 등에 대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드는 결핍감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시기심을 잘 살펴보면 평상시 ‘내가 무엇이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무엇을 가지고 싶어 하는지’를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즉 재물이든 권력이든, 또는 외모나 능력이든지 간에 비록 시기심에서 시작됐으나 결핍감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면 그걸 채우게 될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 시기심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해소할 것인지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롤프 하우블(Rolf Haubl, 2002)도 「시기심」이라는 책에서 개인이 시기심을 드러내는 방식을 크게 ‘우울해하기’, 부단히 노력하는 ‘야심가 되기’, 그리고 좀 더 파괴적인 방식인 ‘분노하기’로 구분 지어 설명했습니다.

삼국지에도 군주의 시기심으로 인해 사리분별을 못하고 분노한 나머지 유능한 장수들을 죽음으로 내몬 예화들이 나옵니다.

조조는 한중 땅을 놓고 유비와 전쟁을 벌이는 중에 점점 전세가 불리해지자 군사를 철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양수는 조조의 의중을 미리 간파하고 군대를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조는 자신의 의중을 미리 알아차린 양수의 능력을 두려워하고 그를 시기한 나머지 양수의 목을 베어버렸답니다.

오나라 손권도 백전백승의 명장 육손을 시기한 나머지 죽여 버리고 말았답니다. 육손은 ‘삼국지’에 나오는 장수 중에서 유일하게 전쟁에서 패전하지 않은 장수라고 합니다. 그는 뛰어난 장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를 한 번도 먼저 공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상은 군주의 덕으로써 평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랍니다. 권력을 가진 군주가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신하를 시기하고, 이에 분노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가장 파괴적인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맹자가 이르기를, 시기와 질투는 항상 타인을 쏘려다가 자신을 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기심의 가장 부정적인 면은 그 대상이 가족이나 친한 친구, 또는 삼국지에 나오는 군주들처럼 가장 가까이에 있던 장수들이라는 점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일수록 상대가 가진 능력이나 외모, 재물 등을 쉽게 알 수 있고, 그러다 보니 늘 비교하면서 상대적인 열등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자신이 가진 것보다는 남이 가진 것에만 집착하여 끊임없이 시기하고 질투하다, 인간관계를 파괴적으로 단절시키고 고립되는 분들을 봅니다. 어쩌면 권력이나 능력, 외모, 재물은 속성상 공평하게 나눠 가질 수가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한 사람의 입장을 기준으로 ‘공평함’을 평가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시기하는 마음은 어쩌면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등감 때문일지도 모르는데,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절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의 불행의 원인이 당신이 가진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한, 시기심은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부디 남들이 소유한 것을 시기할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멋진 것’도 알아주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누군가는 정작 내가 가진 것을 시기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