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한국 꾸르실료 운동 반세기 / 최용택 기자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10-31 수정일 2017-10-31 발행일 2017-11-05 제 3068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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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 경기장은 지구별로 다양한 색상의 옷을 맞춰 입은 꾸르실리스따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꾸르실료 한국 도입 50주년을 맞아 서울대교구 꾸르실료가 연 이날 울뜨레야에는 4700여 명의 꾸르실리스따들이 참가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을 되새겼다.

스페인어 꾸르실료(Crusillo)는 단기 과정을 뜻한다. 꾸르실료는 신자들이 3박 4일 동안의 이 ‘단기 과정’을 통해 기도와 묵상, 나눔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도록 돕고 있다. 단기 과정을 수료한 이들을 일컬어 꾸르실리스따라고 부른다. 이들은 교회 안에서 다양한 사도직 활동에 참여하며 신자들의 성화와 교회 쇄신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보였다.

특히 이번 울뜨레야에서 한 청년의 롤료(신앙고백)가 가슴에 와 닿았다.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자신이 꾸르실료를 통해 그리스도의 자녀로서 자신 있게 본당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고백이었다. 또한 이 청년은 꾸르실리스따로서 자신의 소명을 되새겨 이웃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 꾸르실료 운동은 반세기 동안 교회 안에서 숨은 일꾼으로 활동해 왔다. 꾸르실리스따들은 울뜨레야를 통해 자신 안에 잠재해 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열정을 다시금 불러일으키고 이 열정을 교회 공동체 안에 전파하고 있다.

꾸르실리스따들의 회합인 울뜨레아는 라틴어 울트라(Ultra, 끝)에서 유래한다.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할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되새기는 것이다. 꾸르실리스따들의 열정이 세상 끝까지 전달되길 기대해 본다.

최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