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핵시설 밀집지역 주민 ‘탈핵운동’ 공로
대전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돼 탈핵운동을 펼치고 있는 ‘핵재처리 실험 저지 30㎞연대’(이하 30㎞연대)가 제12회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받았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10월 19일 오후 부산 은혜의집 1층 강당에서 시상식을 열고 30㎞연대에 상패와 상금 300만 원을 수여했다.
30㎞연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연료생산공장 등 핵발전소와 밀접히 관련된 시설들이 대전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고 핵관련 시설들로부터 반경 30㎞ 이내에 280만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단체이름을 정했다. 2013년 6월 대전 유성구에서 ‘핵안전주민모임’으로 시작한 30㎞연대에는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 80여 종교, 시민단체들도 연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올해 7월부터 핵재처리 실험을 하겠다고 발표하며 논란을 일으키자 올해 1월 대전, 세종, 충남지역 시민들, 사회단체들과 핵재처리 실험을 막기 위한 30㎞연대를 출범시켰다. 내 지역 환경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는 정신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30㎞연대는 4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유성구 조례 제정, 원자력 안전협약 체결, 원자력 안전성 시민검증단 구성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30㎞연대를 올해 가톨릭 환경상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가톨릭교회 밖으로까지 수상 후보자의 범위를 넓혔고, 30㎞연대의 탈핵 활동이 대전지역의 탈핵 문제가 지역만의 사안이 아닌 전국적, 전국민적 사안임을 알린 노고를 격려하고 응원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30㎞연대 이경자 집행위원장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나라의 핵발전소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 모든 핵을 폐기하기 위한 평화운동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며 “대전과 전국의 모든 핵시설 문제는 하나의 문제이고 하나의 재앙”이라고 말했다. 가톨릭환경상 우수상(상금 200만 원)은 경북 영천 산자연중학교에 돌아갔다. 산자연중학교는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쇠락해 가던 영천시 화북면을 학생들과 마을 어르신이 함께 어울리는 활발하고 생명력 넘치는 농촌으로 회복시키는 소중한 역할을 맡아 왔다. 특히 생태환경 교육에 주안점을 둔 학교 운영으로 학생들 자신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창조 질서 회복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장려상(상금 100만 원)은 제주 애월읍이 수상하며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애월읍은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읍민 모두의 공감을 바탕으로 초·중학생들이 ‘쓰레기 Zero(제로) 원정대’를 만들어 쓰레기 줄이기를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재활용품 분리배출 생활화에도 앞장섰다. 또한 노인들과 청년회,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1회용품 쓰지 않기와 쓰레기 50% 줄이기도 적극 실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역시 제주지역인 제주교구 청소년사목위원회는 2017년도 교구장 사목교서 ‘생태적 회개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를 교리교육에 반영해 창조질서 회복에 책임 있게 나선 공로로 특별상을 받았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