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다른 사람들의 시선, 너무나 신경 쓰여요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7-10-17 수정일 2017-10-17 발행일 2017-10-22 제 3066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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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충고는 내 삶에 ‘약’이 됩니다

【질문】다른 사람들의 시선, 너무나 신경 쓰여요

40대 초반의 남성 직장인입니다. 항상 남의 눈을 의식하고, 칭찬받고 인정받아야 마음이 편합니다. 조금이라도 저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대하는 모습이 보이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불편하고 우울해집니다.

【답변】적절한 충고는 내 삶에 ‘약’이 됩니다

인정욕구는 어찌 보면 인간에게 있어 생존의 욕구와 같은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이든, 아니면 다른 누군가이든지 간에 인정을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자체를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실요법의 창시자인 글라써도 인간은 힘과 성취의 욕구를 유전적으로 타고 났다고 주장하였고,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설에서도 인정에 대한 욕구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나 욕구충족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충분하게 욕구 충족을 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좌절을 할 수밖에 없고, 인정해주지 않는 상대방에 대해서 적대감을 갖게 되거나, 우울해지기도 하고,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분 좋게, 건강하게 느낄 수 있는 각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동시에 그 방법이 타인의 욕구충족의 기회를 방해하지 않을 때 우리의 삶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열렸던 현실요법 국제컨퍼런스에 참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못하는 영어로 논문 발표를 하면서, 질문을 받을까 봐 걱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 지도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누군가가 너에게 질문을 했다는 것은 너보다 아는 게 없다는 뜻이고, 누군가가 너의 논문이 훌륭하다고 칭찬을 해준다면 그 사람은 너보다 아는 게 많다고 자랑하는 것일 뿐이야”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제 지도교수님의 말씀은 “질문을 해도 걱정하지 마라, 그리고 칭찬을 받아도 우쭐하지 마라”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인정을 해준다는 것에만 머무르게 되면, 그 인정해주는 사람이 가진 능력 이상을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라깡은 인간의 욕망은 원래 내 것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막연히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넓은 평수의 아파트 등을 생각해보면 남들이 욕망하던 것들을 마치 내가 바라던 욕망인 것처럼 노력해서 쟁취하려 하고 결국 이를 통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를 바라는 욕망 때문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충족된다고 해도 욕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다음에도 끊임없는 새로운 욕망들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들러는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에서 남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포기하고, 내가 할 일과 타인이 할 일을 구분하라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분들에게 인사치레로 “얼굴 좋아 보이네!”라고 말을 해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친한 친구가 저에게 “요즘 운동 안 하냐? 살찐 거 아냐? 우리 나이엔 운동해야해”라고 걱정을 해서 무척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어차피 형식적으로 하는 칭찬이나 인정을 받아도 그게 전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적절한 충고를 받게 되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의 삶에 어쩌면 인정과 칭찬 못지않게 누군가에게 적절한 충고가 약이 되기도 합니다. 개인이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타인의 적절한 충고가 더해지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