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인터뷰] 장애 이겨내고 중고등부 교리교사로 활동 중인 최비오씨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7-10-17 수정일 2017-10-18 발행일 2017-10-22 제 3066호 1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학생·교사들과 어울리며 함께 살아감을 느낍니다”
전동휠체어로 이동하고 말도 느리지만 학생들 위해 연수 등 참가하며 노력

최비오씨는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힘든 것보다 학생들을 보며 얻는 에너지가 더 크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힘든 것보다 학생들이 기뻐하고 재밌어 하는 것을 보면서 얻는 에너지가 더 큽니다”

최비오(25·비오5세·서울 수서동본당)씨는 중고등부 교리교사를 하며 얻게 된 것에 대해 이와 같이 답했다. 최씨를 만난 9월 17일은 주일학교 2학기 첫 수업이 시작된 날이었다. 다시 학생들을 만난 기쁨에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최씨는 올해 1학기부터 교리교사를 시작한 새내기교사다.

교리교사를 하는 것이 대수일까 싶겠지만, 최씨에게는 조금 더 힘든 일이 될 수 있다. 최씨에겐 뇌병변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아 전동 휠체어로 이동해야 한다. 말투도 느리고 조금 어눌하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다른 어느 선생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공부하느라 지친 중고등학생인데 주일에 얼마나 자고 싶겠어요. 그런데도 아침 일찍 와서 미사를 봉헌하고 주일학교에도 참가하고. 그런 학생들을 보면 정말 고맙고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최씨는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에서 진행하는 신입교사 연수와 레크댄스 연수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휠체어에 앉아 지하철을 갈아타면서 가톨릭청소년회관까지 이동해야 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최씨의 마음이 전해진 것인지, 주일학교 학생들도 그의 장애를 어색해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씨가 하는 말을 더욱 귀 기울여 듣고 도움이 필요한 일엔 솔선수범한다. 이러한 점에 최씨는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최씨는 “학생·교사들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최씨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시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산에서 열린 여름캠프 일화도 소개했다.

“답사 때까지만 해도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휠체어로는 숙소에서 강당까지 이동하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어요.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어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캠프가 열리기 직전에 기적처럼 아스팔트가 깔리면서 저도 참여할 수 있게 됐어요.”

최씨는 주일학교 교사 활동을 망설이는 청년들에게도 하느님의 이끄심을 믿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어떤 어려움도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시니 용기를 내서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