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서울 장애인신앙교육부 발달장애인 첫영성체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7-10-17 수정일 2017-10-23 발행일 2017-10-22 제 3066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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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모시는 성체… “우리도 어엿한 주님의 자녀”
장애인 주일학교 학생 11명 대상 첫 연합 예식 마련
내년 발간할 전문 교재 자료 활용한 교리교육 ‘눈길’

10월 15일 가톨릭대 신학대학 대성당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서울대교구 청소년 담당 교구장 대리 정순택 주교로부터 처음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있다.

난생 처음 영하는 성체가 낯선 듯 몇 번이나 입에 넣기를 주저했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고 기념사진을 찍는 상황이 당황스러워 연신 두리번거리며 숨을 곳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하느님을 믿습니까”라는 주교 질문에 누구보다 큰 소리로 대답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영하니 진정 하느님의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소감도 밝혔다.

10월 15일 가톨릭대 신학대학 대성당에서는 총 11명의 장애인 주일학교 학생들이 처음으로 성체를 받아 모셨다.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장애인신앙교육부(지도 손진석 신부)가 마련한 연합 첫영성체 예식 첫 장이었다.

“장애라는 것은 ‘불편을 지고 가는 십자가’일 뿐이며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십자가로 더욱 가까이 부르시는 모습입니다. 오늘 축제는, 비록 불편을 지고 살아가지만 장애인 한 명 한 명 모두가 이 세상의 당당한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세상과 널리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첫영성체 예식과 미사를 주례한 정순택 주교(서울 청소년 담당 교구장 대리)는 강론을 통해 아낌없는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보냈다. 또 학부모와 교사,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장애인신앙교육부는 발달장애인들의 신앙교육과 신앙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 운영하는 부서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1999년 시작한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 모임을 근간으로, 2001년에는 초등부주일학교연합회 내에 ‘장애아부’를 만들고 교리교육을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인 교육과 교사 양성 등을 이어오다 지난해 1월 독립적인 ‘장애인신앙교육부’를 설립했다.

장애인신앙교육부에서는 장애인 신앙교육과 관련한 교재·교구 및 프로그램 연구, 교사 양성, 본당 장애인 주일학교 운영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전문 첫영성체 교재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번 첫영성체 대상자들도 새로 발간할 교재 자료를 활용해 교리교육을 받아 의미를 더했다.

장애인신앙교육부는 장기적으론 각 본당 사목현장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성인) 주일학교가 별도로 마련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내년 3월부터는 서울 잠실과 잠원동 본당도 각각 장애인 주일학교를 신설, 운영한다.

손진석 신부는 “그늘에 있는 장애인들의 현황을 파악해 그들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우리와 한 공동체 일원이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 주교좌명동본당을 비롯해 가락동·광장동·노원·대방동·등촌1동·명일동·신당동·연희동·오류동·창동본당과 의정부교구 대화동본당이 장애인 주일학교를 운영 중이다. 명동주교좌본당과 번동본당은 각각 ‘라파엘 솔봉이’, ‘도담이’라는 이름으로 성인주일학교 형태의 교리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신앙교육부는 이날 미사 중에 장애인 주일학교 교리교사로 5년, 10년 근속한 교사들과 모범 본당에 대한 시상식을 마련했다. 미사에 이어서는 각 본당 주일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공동체의식과 친교를 다지는 연합 체육대회를 실시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