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실천교리교육’ 창시자 프란츠 케트, "지식교육 한계 넘어 자존감과 창의성 키워요”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10-17 수정일 2017-10-17 발행일 2017-10-22 제 3066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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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 일하며 기존 교육에 회의
아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감각·행동 자극하는 교육 만들어
“주변 또는 하느님과 관계 강화시켜”

“실천교리교육은 사물에 대한 지식을 알 뿐 아니라 사물을 감각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총체적이면서도 전인적인 교육방법입니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강화시키는 한편 창의력도 키우는 교수방법론이지요.”

실천교리교육(Religions pädagogischen Praxis, 이하 RPP)은 197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가톨릭 종교교육 교수방법의 하나다. 참가자들은 천이나 구슬, 나뭇가지, 돌, 흙, 끈 등과 같은 감각적인 교육 자료를 이용해 각 주제에 대해 얻은 지식과 느낌을 표현하며 인식한다.

RPP는 교육가인 프란츠 케트(84· Franz Kett)씨가 독일 형제자매수도회의 에스터 카우프만(Ester Kaufman) 수녀와 함께 창시했다.

케트씨는 “RPP의 주요 원칙은 ‘나는 존재한다’이며, 존재의 긍정성을 강조한다”면서 “삶을 살아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나의 존재에 대한 긍정성을 부각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강화시킨다”고 설명했다.

RPP의 두 번째 원칙은 바로 관계성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갈 능력을 키워준다. RPP는 나와 내 자신, 나와 세상, 나와 주변 환경,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 또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를 강화시킨다.

케트씨는 “농부가 자기 밭을 가꾸고, 조경사가 정원을 꾸미듯이, RPP는 자신의 삶을 가꾸어 나가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창의성을 일깨우며, 아이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고 덧붙였다.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케트씨는 이후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계에 몸을 담았다. 1970년대 주로 유아교육에 종사했던 케트씨는 지식 위주의 교육에 회의감을 느꼈다. 케트씨는 “교사로 아이들부터 큰 학생까지 가르치면서 지식교육에 한계를 느끼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신들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서 “이후 지식뿐만 아니라 감성을 키우고, 행동으로 인지하는 획기적인 교육방법론인 RPP를 제시하고 이를 교육현장에서 실천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RPP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독일어권 국가뿐 아니라 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등 유럽 전역에 퍼지고 있다. 한국에는 1993년 노틀담수녀회를 통해 소개됐다.

특히 케트씨는 한국의 교육현장이 지식 위주로 치우쳐 있다면서 RPP가 중요시하는 감성과 행동을 자극하는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