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강릉 갈바리의원 첫 강릉호스피스문화축제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7-10-17 수정일 2017-10-17 발행일 2017-10-22 제 306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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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미리 준비하면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의료 부분만 강조하지 않고 ‘좋은 죽음’ 준비 돕는다는 호스피스 본래 정신 알려

죽음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제1회 강릉호스피스문화축제’에서 만난 갈바리의원 원장 오진복 수녀(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는 “호스피스는 죽음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미리 죽음을 준비하면 아름다운 마무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호스피스의 날’(10월 14일)을 맞아 갈바리의원은 호스피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강릉아산병원 암센터와 함께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는 10월 13일부터 이틀간 강원 강릉시 일대에서 열렸다.

강릉 홍제동에 있는 갈바리의원은 1965년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임종을 앞둔 환자를 대상으로 호스피스를 시작한 의료기관이다.

호스피스란 임종을 앞둔 환자가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돌보는 활동이다. 그동안 종교단체나 일부 의료기관에서 주도해왔지만, 올해 8월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그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암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말기 환자는 의료기관은 물론 가정에서도 통증 완화 치료와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 원장 수녀는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제론 의료적인 부분이 강조된 것 같다”면서 “임종 전에 생을 아름답게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호스피스 본래의 정신을 알리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행사 둘째 날인 14일 오전 11시 강릉 임당동성당에서는 호스피스 전문가 손영순 수녀(메리포터 호스피스영성연구소·마리아의 작은 자매회)가 ‘죽음 앞에 선 인간’을 주제로 강좌를 진행했다.

손 수녀는 강좌에서 ‘좋은 죽음’을 위해 미리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평소에도 가족과 편안하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병원 중환자실에서 끌려가듯이 죽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수녀가 말하는 ‘좋은 죽음’이란 ▲삶의 완성 ▲선물로 기억될 수 있는 죽음 ▲아이들도 배제되지 않는 죽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옮겨가는 죽음 등 평화로운 죽음을 말한다.

이어 강릉아산병원 건강의학센터 이영이(스텔라) 교수는 ‘데스(death)카페’를 진행했다. 오후 2시30분 강릉 임당생활문화센터 2층 회의실에서 열린 ‘데스카페’에는 일반인 20여 명이 참석해 호스피스 관련 다큐멘터리 ‘블루베일의 시간’을 함께 보고 죽음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했다. ‘데스카페’는 앞으로 매달 셋째 주 수요일 갈바리의원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 교수는 “죽음을 두려워하기 보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갈바리의원은 강릉의 소중한 자산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앞서 13일 강릉아산병원에서는 ‘말기 암 환자의 통증 관리’와 ‘호스피스 환자의 정신건강’을 주제로 특강도 열렸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