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서울 정평위 ‘인권생명평화기행’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와 목포 신항 세월호 거치장 방문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7-10-17 수정일 2017-10-18 발행일 2017-10-22 제 306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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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세월호… ‘정의와 책임’ 성찰하다
공권력에 의한 희생자 기리며 더 나은 세상 위한 연대 다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마련한 ‘2017 인권생명평화기행’. 참가자들이 10월 14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시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황경원 신부, 이하 서울 정평위)는 10월 14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와 목포 신항 세월호 거치장에서 ‘2017 인권생명평화기행’을 실시했다.

인권생명평화기행은 서울 정평위가 2014년부터 해마다 인간 존엄성, 생명과 평화가 왜곡되고 파괴되는 현장을 순례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투신을 다짐하는 자리다.

올해 순례에는 서울 정평위 사회교리학교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사제, 수도자, 평신도 4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목포 신항 세월호 거치장 앞 콘테이너에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빈민사목위원장 나승구 신부 주례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나 신부는 강론에서 불의한 국가 공권력의 폭력이 얼마나 많은 이를 다치게 하는지, 국가가 제 책임을 저버릴 때 얼마나 큰 비극이 빚어질 수 있는지를 지적했다. 또한 “5·18 광주 사태와 세월호 참사는 닮아 있다”며 “광주에서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 죄없는 이들이 무참하게 희생됐고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는 응당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미사 후에는 세월호 희생자인 고(故) 오준영 학생의 아버지 오홍진(안셀모)씨가 순례단을 찾아왔다. 세월호 거치 후 일체의 조사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는 오씨는 멀리서 찾아온 순례단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어 오씨는 “많은 분들이 세월호를 더 기억하지 않으려는 때, 여러분들의 기도와 방문은 저희 유가족들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된다”면서 “세월호의 진실을 온전히 밝히고, 아직도 찾지 못한 5명 희생자들을 수습할 때까지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거치장 방문에 앞서서는 광주시 북구 민주로에 있는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5·18민주항쟁추모탑 앞에서 분향을 하고 유해 봉안소와 묘역을 둘러봤다. 이 묘역에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시민 775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부국장 이광휘 신부는 “올해 인권생명평화 기행의 주제는 광주와 세월호”라며 “정의로운 국가, 국가의 국민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